러시아 기자가 체험한 북한 관광 영상 “포니덕후는 유니콘 동굴로!”

입력 2015-12-23 00:05
러시아 매체가 이례적으로 북한 관광 영상을 소개했습니다. 북한이 유니콘의 고향(?)이라 주장하는 유니콘 동굴에서부터 구멍 뚫린 램프갓까지 우리네 사는 모습을 쏙 빼닮았습니다.

러시아 매체 NTV는 최근 유튜브에 북한 관광을 소개하는 영상을 올렸습니다. 러시아 진행자가 직접 1인 여행의 재미를 영상에 담았죠. 러시아 매체는 “북한 관광청이 러시아 관광객의 취향을 맞추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며 “평양의 새로운 공항에서는 카페라떼를 마실 수 있고 휴대폰과 태블릿을 구실로 붙잡지도 않는다”고 소개했습니다.

관광지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습니다. 러시아 매체는 “마식령 스키 리조트는 한국의 스키 리조트보다 저렴하다”며 엄지를 추켜들었는데요. 모란산 용묘사에서 북동쪽으로 200m 거리에 있는 유니콘 동굴은 해리포터 팬들이 찾는 런던의 킹스크로스 역에 비견될 만하다고 찬사를 늘어놨습니다.



유니콘 동굴은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가 “북한에서 유니콘 동굴을 발견했다”고 주장하며 만들어진 관광지인데요. 김 제1비서가 그렇게 주장하자 북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과학자들 역시 이구동성으로 “신화 속 유니콘 동굴을 발견했다”고 선언했습니다. 근거는 바위에 유니콘 동굴이라는 글씨가 새겨졌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고구려의 창건자인 동명왕이 유니콘을 타고다녔다는 설화가 이를 뒷받침한다고 전해집니다.

하지만 매체는 다소 아쉬운 점도 전합니다. 숙소에 들어가서 발견한 램프 갓의 뒷면으로 감춰진 탄 흔적을 발견했기 때문인데요. 아직 제대로 잘 짜여진 관광코스가 없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영상에선 함께 촬영을 요청하는 서양인들에게도 평양의 여성들이 거부감 없이 포즈를 취했습니다. 2015년 한 해동안 북한을 방문한 관광객은 50여개국 24만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