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네티즌들이 아베 정부를 향해 조롱과 비난을 퍼붓고 있습니다.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인 도시바가 사상 최악의 적자로 1만 명 이상의 직원을 자르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도시바 몰락의 원인을 제공한 분식회계를 저지른 경영진을 겨냥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22일 한중일 삼국지입니다.
도시바는 전날 가전 사업 부문 등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도시바는 분식회계로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는데요. 올 결산에서 5500억엔(5조3328억여원)의 어마어마한 적자를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도시바는 해외에서 TV사업을 철수하는 것은 물론 1만명 이상의 직원을 구조조정한다는 방침입니다.
일본 네티즌들은 큰 충격을 받은 눈치입니다. 특히 아베노믹스 덕분에 수 십 년 만에 호황을 맞았다고 믿었던 2CH(2채널)의 네티즌들은 조롱을 섞은 비판 댓글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아베노믹스는 순조롭구나!”
“도시바 7800명 정리해고! 결국 1만명 슈퍼 절감!”
“정말 경기는 좋아지고 있을거야.”
“25년만의 호황이라고 합니다.”
“아베짱 덕분에 버블 경기 수준으로 경기가 좋습니다.”
“아베노믹스의 큰 성과네요. 샤프도 치열합니다. 바보 아베와 바보들!”
“아베 총리 덕분에 일본 경제는 완전 부활했구나.”
“이런, 도시바에 입사하면 평생 평안하다고 느꼈을텐데.”
“대기업에는 머리 좋은 사람들만 있을텐데. 왜 무너지는 거야? 이론상 가장 태평해야할 곳 아닌가.”
“1만명 이상 구조조정에 GDP 마이너스에도 자민당은 호황이라고 한다. 자민당은 각종 계산법을 바꿔서 객관적으로 볼 수 없게 한다. 최악이다. 자민당.”
“직원을 해고하는 건 경영진의 전 재산을 몰수한 뒤에 하는 건가? 책임이 없다.”
“한 회사에 인생과 가족의 삶을 바치는 지금까지의 일본이 미쳤다.”
“경영자는 무책인가. 실컷 분식회계 해놓고. 분식회계 마구하고 들키면 성실히 일하는 직원을 대량 해고!”
“국산(일본산) 기업이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은 MP3 플레이어 끝 무렵 쯤에 알게 되었다.”
“계열사나 하청기업의 도산도 나오겠구나.”
“부정 회계한 할아버지들은 그만둡니까?”
“기업이 해고를 자유화하라는 주장은 역시 올바르구나.”
“우선 사장, 전무, 상무, 부장이 그만두고 나서 정리해고하라.”
“산요 → NEC → 소니 → 파나소닉 → 샤프 →도시바(지금 여기)”
“올해 도시바 축제는 화려했다. 근데 이런 함정이.”
“도시바 다음은 어디일까요?”
“원래 패배한 곳인데 분식 흑자기업으로 위장했을 뿐이다. 올림푸스도 10년 손실 숨겼다가 발견됐다.”
“도시바 연봉을 증권보고서 조사를 통해 보니 최근 10년 평균 759만엔(7360만원)이었다. 40대라면 기술이나 특허를 갖고 있거나 강한 인간관계를 통해 중소기업에 600만엔 정도의 연봉으로 재취업할 수 있겠지만 50대는 어렵겠지. 엘리트에서 전락하는 인생이 무려 1만명이다.”
“도시바 직원들 조롱하지 마라. 잔디 깎는 일밖에 못하는 늬들이! 나쁜 건 직원이 아니다. 경영진 탓이다. 경영진은 당장이라도 은퇴해라!”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한중일 삼국지는 한국과 중국, 일본 네티즌들의 상대국에 대한 실시간 반응을 담는 코너입니다. 지리적으로는 가까운 이웃 국가이지만 역사적으로는 결코 반갑지만은 않았던 한중일. 21세기 인터넷 시대에도 이들의 애증 어린 관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