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여론 역풍 우려 쟁점법안 협상 모양새...실제 합의는 글쎄?

입력 2015-12-21 20:18

새정치민주연합이 21일 문재인 대표 주재로 열린 '입법전략회의'에서 주요 쟁점법안에 대한 논의를 여당과 더 적극적으로 진행하기로 당론을 모았다.

정부·여당이 "야당 분열로 협조가 안 된다"며 법안 처리를 연일 압박하는 상황에서 법안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처럼 비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통상 법안 협상은 원내대표가 총괄하지만, 이종걸 원내대표의 계속되는 최고위원회의 참석 거부로 지도부 공조가 어려워지자 문 대표가 직접 쟁점법안을 챙기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날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회의에는 문재인 대표와 전병헌 추미애 최고위원, 이목희 정책위의장, 관련 상임위 간사 등이 참석했다.

문 대표의 사퇴 등을 요구하며 지난 7일부터 최고위원회의 참석을 거부한 이종걸 원내대표는 참석을 요청받았지만 불참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노동개혁 5개 법안 중 기간제법과 파견법에 대해 "참으로 악법이다. 그러나 환노위 심사는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두 법안은 야당이 "비정규직을 양산한다"는 이유로 강하게 반대하는 법안으로 그동안 환노위에서 심사조차 하지 못했다.

기업활력제고법('원샷법')에 대해서도 "법사위·정무위·기재위·산업위 간사와 정책위의장이 '5+5' 협의를 통해 합의를 위한 노력을 할 것을 새누리당에 제안한다"고 말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절충안이 있는지 더 검토해보겠다는 취지로, 지난 15일 법안 논의 자체를 반대하며 산업위 전체회의를 일방적으로 산회한 것과 대비된다.

이날 회의는 문 대표가 전날 여야 지도부 회동 직후 소집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문 대표는 지난 16일 비공개 최고위에서도 "이 원내대표가 있어야 (법안)얘기가 되는데 안 들어오니까 힘들다"면서 쟁점법안의 독소조항을 제거할 방법이 있는지 적극적으로 검토하라고 당부한 바 있다.

그러나 쟁점법안에 대한 여야 입장차가 여전히 크기 때문에 이들 법안에 대한 기류가 바뀐다거나 법안의 연내 처리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예측은 섣부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의에 참석한 당 관계자는 "이들 법안을 반대했던 이유가 바뀐 것은 하나도 없다"면서 "일단 다 논의는 해보자는 것이다. 논의하자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안철수 신당 정국에서 계속되는 의원들의 탈당 움직임도 여야 협상에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내지도부에서는 최재천 정책위의장이 문 대표의 당 운영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사퇴한 데 이어 이 원내대표의 비서실장인 권은희 의원의 탈당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내대표도 여당과 협상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권 의원의 탈당이 적진 분열로 비치는 것을 우려해 탈당을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