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에 즉답피했다” 문재인 “고통 감내해야 새살 돋는다”

입력 2015-12-21 20:16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21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선언에 대한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문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안 의원이 기자간담회에서 창당 방침을 밝히면서 "청산해야 할 사람들과 연대하지 않겠다"고 언급한데 대해 기자들이 의견을 묻자 "대변인을 통해서 말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오후 입법전략회의 후에 기자들로부터 안 의원의 창당 선언 관련 기자간담회를 어떻게 봤느냐는 질문을 받고서도 "대변인이 말씀하실 겁니다"라고만 하고 현장을 떴다.

앞서 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낡은 껍데기를 벗겨내는 고통을 감내해야 새살이 돋는다. 혁신과 단합을 포기할 수 없다"면서 "어려운 때일 수록 원칙을 지키고 옳은 길로 가야 승리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긴다"며 정면돌파 방침을 거듭 밝혔다.

그러나 비주류 뿐 아니라 야권 표분산에 민감한 수도권 의원들도 총선체제 관련 인선 중단을 문 대표에게 촉구하는 등 내부 갈등이 이어졌다.

안 의원의 탈당 전에 '문-안 비대위' 중재안을 내놨던 수도권 의원들은 지난 18일 모임을 갖고 문 대표가 최재성 총무본부장을 총선기획단장으로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진데 대해 ▲총선 관련 인선 중단 ▲혁신·통합형 선대위 구성 ▲문 대표는 혁신·통합에 전념할 것 등의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수도권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 대표가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면 안 의원 탈당 과정에 사실상 책임이 있는 주변인사들을 정리하고 새로운 지도체제를 짜라는 것이 수도권 의원들의 의견"이라며 "이러한 의견이 문 대표에게 직간접적으로 전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청래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온라인 입당 시스템 개설 5일만에 6만2천명이 입당했다고 소개한 뒤 10만명을 돌파하면 가수 이애란씨의 대중가요 '100세 인생'을 개사한 '10만 입당'을 뮤직비디오로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개사한 가사를 직접 소개도 했다.

또 전날 문 대표가 비주류의 사퇴요구 등을 의식해 자신을 '흔들바위'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당 대표 뿐만이겠는가. 우리 인생도 다 그러하다"며 위로 차원에서 새정치연합 소속이자 시인인 도종환 의원의 '흔들리며 피는 꽃'을 낭송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유쾌한 반응은 없었다고 한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한국갤럽이 지난 18일 양자대결 방식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의원이 문 대표를 앞섰다는 결과를 발표한 것을 겨냥해 "일부 조사기관이 모순적으로 설계하고 발표한 것에 대해 유감과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했다.

그는 "야권 대선후보 지지도를 새누리당 지지자들에게 묻고 발표하면 역선택을 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라며 "공정성과 신뢰성을 망가뜨리는 일", "교활한 분열책"이라고 몰아붙였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