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이하 아모레)이 인터넷 이슈입니다. 술에 취한 아모레의 남녀 직원 둘이 애꿎은 택시기사를 폭행한 사건 때문에 연일 뭇매를 맞고 있는데요. 네티즌들은 아모레가 지난달 인턴 채용 면접에서 국정화교과서에 대한 질문을 던져 논란을 일으켰던 사실도 거론하고 있습니다. 택시기사를 폭행한 직원 두 명이 회사를 욕보인 건지, 아니면 국정교과서 면접 질문으로 회사가 직원들을 창피하게 만든 건지 헷갈린다는 것입니다. 21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아모레 심상배 대표는 이날 택시기사 폭행 논란을 빚은 직원 2명을 징계했다고 공식 밝혔습니다.
심 대표는 입장문에서 “최근 직원들의 불미스러운 행동으로 인해 많은 분께 실망감을 드린 점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개인 잘못이지만 당시 소속 직원들의 잘못인 까닭에 회사 책임 또한 크다고 생각한다. 회사 규정에 따라 인사위원회 절차를 진행했고 그에 상응하는 징계 조치를 취했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폭행을 당한 기사님과 가족, 그리고 아모레를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징계 수위는 공개되지 않았네요.
문제의 아모레 남녀 직원 둘은 지난 6일 밤 서울 홍대 근처에서 예약 손님을 기다리던 택시에 탑승한 뒤 승차거부를 한다며 기사를 폭행했습니다. 이들의 폭행 장면을 담은 화면이 보도되면서 네티즌들은 두 사람의 신상을 캐내 퍼트리기도 했는데요. 인터넷에는 두 사람의 얼굴 사진과 근무부서, 휴대전화 번호 등이 이곳저곳으로 퍼졌고 급기야 아모레 불매운동 조짐까지 일었습니다. 아모레는 사건 발생 15일 만에 공식 사과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도 아모레는 인터넷에서 불미스런 일에 휘말린 적이 있습니다.
아모레 면접관이 인턴을 뽑는 최종면접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질문을 던졌기 때문입니다. 당시 최종면접에 다녀온 한 네티즌은 지난 10월31일 페이스북에 “아모레 영업관리직무 정규직 전환형 인턴 최종면접에서 떨어졌다”면서 “면접 과정에서 ‘국정교과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고발했습니다. 그는 이 질문에 “역사를 바라보는 눈은 다양해야 하기 때문에 국정교과서는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할 수 없다”고 대답했고 면접관은 ‘그래서 국정교과서 찬성이냐, 반대냐’고 다그쳤다고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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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들은 “영업관리직원을 뽑는다면서 왜 국정화교과서에 대한 견해를 물어보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는데요. 아모레는 이에 대해 “지원자의 사회에 대한 관심과 답변 스킬, 결론 도출의 논리성 등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그 외에 다른 어떤 의도도 없었고, 지원자 성향은 합격 여부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두 사건을 함께 거론하고 있습니다. “직원은 애꿎은 택시기사 폭행하고, 회사는 사상검증 면접하고. 아모레 클라스”라는 비난글이 많았습니다. 한 네티즌은 “이쯤되면 회사가 엉터리 면접으로 직원을 창피하게 만든 건지, 직원이 폭행사건으로 회사를 욕보인 건지 구별하기 어렵네요”라고 적어 공감을 샀습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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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21 20:12 수정 2015-12-22 1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