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으리 살으리랏다. 청산에 살으리랏다” 손학규,정계복귀 요청에 ‘청산별곡’ 열창

입력 2015-12-21 18:41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장례기간 내내 빈소를 지키다 지난달 26일 다시 강진으로 내려가 칩거 모드에 들어간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20일 전남 영암 지역의 한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강진 백련사 근처 손 전 고문의 흙집에서 겨울나기를 위한 장작 마련을 도우려고 결성된 지지자 모임인 '장작모임' 회원들의 송년회 자리에서다.

안철수 의원의 탈당 등으로 촉발된 야권 지형 재편과 맞물려 손 전 고문의 복귀론이 설왕설래되는 시점에서 이뤄진 외출이라 관심을 모았다.

손 전 고문은 이날 장작모임 회원 100여명과 막걸리를 마시며 송년회를 한 자리에서 행사에 참석한 이개호 의원(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에게 "제일 중요한 건 재선이야. 다른 건 생각하지마"라고 덕담을 건넸다고 이 의원이 2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했다.

이 발언을 두고 이 의원은 "손 전 고문 자신이 (정계복귀에 대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면 어느 당으로 가라, 누구를 따라가라고 했을 것"이라며 "복잡미묘한 정치적 현안에 초연하라는 의미가 아니었겠느냐"고 설명했다.

송년회에서는 정계 복귀를 하라는 권유도 나왔지만, 손 고문은 막걸리를 마시며 "살으리 살으리랏다. 청산에 살으리랏다"라는 가사의 '청산별곡'을 부르며 답을 대신 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는 문재인 대표나 안 의원 등과 관련한 이야기는 언급되지 않았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이 의원은 야권 내홍과 맞물려 '손학규 차출론'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 대해 "내년 총선 때까지는 정치권으로 돌아오지 않으실 것 같다"라며 칩거 기간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손 전 고문이) 지금 정치세력이 재편되는 상황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어떤 의견도 주지 않고 계신다"라며 "명확한 지침을 주셨으면 편할 것 같은데, 요청을 해도 소이부답(笑以不答)"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이 손 전 고문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것과 관련해선, "그런 걸 보고 짝사랑이라고 그런다"며 웃어넘겼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