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中, 2년 전 자국기업 거제도 부두임차 韓 국방부에 타진”

입력 2015-12-21 17:19
중국이 2013년 거제도의 항만시설을 자국 기업에 장기 임대해달라며 청와대와 국방부 등에 가능성을 타진했다고 아사히신문이 21일 보도했다.

박근혜 정권이 출범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13년 봄 중국 측이 ‘거제도에 있는 부두 중 하나를 장기간 중국 기업에 임대할 수 없겠는가’라며 청와대와 국방부 루트로 문의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 측의 이 같은 요구는 한국 국방부의 강한 반대로 실현되지 못했다고 아사히는 보도했다.

항만시설 사용을 희망한 것은 중국 기업이었지만 배후에 중국군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아사히는 추정했다. 민간 선박 보호를 명분으로 중국군이 한국에 진출하는 상황을 염두에 뒀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남중국해-말라카 해협-인도양-페르시아만으로 이어지는 해상 교통로에 있는 각국의 항만 개발을 지원함으로써 해상 패권을 도모하는 중국의 ‘진주 목걸이 전략’이 한반도에까지 미치는 것 아닌가 하는 관측이 일본 측에서 제기됐다고 아사히는 소개했다.

거제도는 동해와 동중국해를 연결하는 위치에 있는 무역과 안보의 요충지로 평가된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쓰시마(對馬)에서 70㎞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거제도를 중국 측이 임차하려 한다는 소식에 “‘진주 목걸이’가 일본 옆까지 다가오고 있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그러나 한국 국방부 당국자는 “어느 누구도 (중국 측으로부터) 그런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며 아사히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앞서 중국은 동해로 나가는 출로 확보 차원에서 북한 나진항 개발에 관심을 보여왔다. 나진항을 중계무역과 수출 가공, 보세 물류 등 국제 교역 단지로 북한과 합작 개발하는 방안 등을 추진해왔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