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욕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 속뒤집는 연하장 2선

입력 2015-12-21 15:49 수정 2015-12-21 16:03
박근혜 대통령(왼쪽)과 21일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에게 도착한 박근혜 대통령 연하장
민노총 이영주 사무총장이 21일 공개한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 앞으로 도착한 박근혜 대통령 연하장.
지난해 연말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에게 도착한 연하장
폭력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구치소에 수감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앞으로 도착한 박근혜 대통령 연하장을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공안 당국이 민노총 집회에서 발생한 폭력을 ‘폭동’으로 본다는 의미로 29년 만에 ‘소요죄’ 혐의까지 추가한 마당에 한상균 위원장에게 덕담을 담은 연하장을 보낸 것은 적절치 않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이맘때쯤 헌법재판소 통합진보당 정당 해산 결정 이후 이정희 전 통합진보장 대표에게 “행복하시라”는 내용의 연하장을 보내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민노총 이영주 사무총장이 21일 페이스북에 한상균 위원장 앞으로 도착한 연하장 사진을 올렸다.


그는 “한상균 위원장은 서울구치소에서 단식 22일째”라면서 “오늘, 박근혜가 이런 걸 보냈다. 아침부터 정말 욕 나온다”고 격노했다.

연하장에는 “지난 한 해 국내외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국민 여러분이 보내주신 신뢰와 믿음으로 국가 혁신과 경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새해에는 국민들의 삶이 보다 편안하고 넉넉해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큰 결실을 거두시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는 내용이 적혔다.

이 연하장은 연말이 되어 각계각층에 관례적으로 보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어떤 이에게는 안 받느니만 못할 수 도 있다는 게 중론이다.

네티즌들은 “앞에선 엄정처벌을 외치더니 병주고 약주냐” “약 올리냐” “배려가 부족했다”고 비난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통합진보당 해산 이후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에게 도착한 연하장에서 “2015년 희망의 새해가 밝아오고 있다. 을미년 새해에는 국가 혁신과 경제 재도약의 성과를 체험할 수 있는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한다”고 덕담을 남겨 적절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