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가 ‘술자리 예절’을 알려주겠다고 나섰다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기재부는 21일 페이스북 등 공식 SNS에 ‘나경제와 말해요! 술자리 예절’이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모임이 많아지는 연말 술자리 예절에 대해 알려주겠다는 취지다.
기재부가 제안한 술자리 예절은 모두 네 가지다. 첫째는 어른에게 술을 받을 때나 따를 때는 두 손을 이용해야 하고 둘째는 어른과 술을 마실 때에는 어른의 반대쪽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는 술을 못 마시더라도 첫 잔은 예의상 받아야 한다는 것이고 넷째는 적당히 마시고 취기에 실수하지 않기라고 되어 있다.
하지만 이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대다수가 “정부 부처가 왜 이런 걸 만들어 올리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형적인 윗사람의 시각”이라는 성토도 이어졌다.
특히 많은 이들이 지적한 대목은 셋째 항목이다. 못 마신다고 거절해도 예의상 첫 잔 받은 뒤에는 마시지 말라고 얘기하는 사람 없는데 결국 술 못 먹는 사람도 억지로 마시라는 얘기에 다름 아니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차라리 술을 잘 못하는 사람은 첫 잔부터 분명히 거절하고 이를 용인해주는 게 올바른 술자리 예절이 아니냐는 것이다.
기재부는 지난 5월 ‘성년의 날’을 앞두고도 SNS에 ‘자식을 낳아야 진짜 성년’이라는 내용을 올렸다 삭제하며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기재부의 논리대로라면 박근혜 대통령도 미성년자 아니냐는 네티즌들의 지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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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
"첫 잔 예의상 받으라고?"…기획재정부 '술자리 예절' 된서리
입력 2015-12-21 1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