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러나 IS가 미국 주도의 동맹국들에게 격퇴되더라도 시리아 반정부 무장단체 가운데 최소 15개 단체가 IS의 후임을 자처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고 영국 BBC방송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와 관련된 영국 싱크탱크 종교·지정학센터(CRG)는 시리아 반군들에 대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시리아 반군의 60%, 10만명이 IS와 같은 극단주의 세력으로 분류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이날 발표했다. IS뿐만 아니라 IS의 이념을 공유하는 극단주의 무장단체가 시리아에 많지만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이를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CRG는 “서방은 IS에만 초점을 맞춤으로써 전략적 실패 위험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IS를 군사적으로 패퇴시키더라도 국제사회에서 지하디즘(이슬람 성전주의)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만일 IS가 격퇴되더라도 흩어진 IS 전사들과 다른 극단주의 세력 전사들이 ‘서방이 칼리파(이슬람 왕조)를 파괴했다’는 구호 아래에 시리아 밖 국제사회의 목표들을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CRG는 이들 새로운 극단주의 세력들이 IS처럼 각지의 극단주의 세력의 충성을 얻는 것은 물론 IS가 장악했던 돈줄을 차지하려고 경쟁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리아 반군 세력 가운데 이념적이지 않은 반군은 4분의 1에 불과하며 그나마 이들도 극단주의 세력과 협력할 가능성이 있다고 CRG는 진단했다.
CRG는 “IS 격퇴전은 IS 발호를 이끌었던 위험한 이념을 무너뜨리는 지적 및 이념적 전쟁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 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축출되지 않는 한 시리아는 더욱 쪼개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IS 격퇴해도 끝이 아니다”
입력 2015-12-20 2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