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독자적으로 신당을 창당하는 방식으로 정치 세력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을 굳힌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안 의원이 신당 창당에 나설 경우 지난 2014년 3월26일 민주당과의 합당 및 새정치민주연합 창당으로 독자세력화 추진을 접은 지 1년 9개월만에 재도전에 나서게 된다.
안 의원은 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치 세력화 기조에 대해 공개할 예정이다.
안 의원측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독자 신당 창당이 유력하다"고 밝혔다.
간담회에서는 창당 작업을 위한 창당준비위원회 등 실무기구 구성 방침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창당 일정으로는 내년 4월 20대 총선을 겨냥해 내년 1월말 또는 늦어도 설 연휴 이전인 2월 첫 주까지는 신당의 모습을 갖춰야 한다는 구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명은 공모방식으로 정해질 전망이다.
문병호 의원은 통화에서 창당 일정에 대해 "1월말까지 하면 된다"면서 '시간이 촉박하다'는 지적에 대해 "5개 시도당만 만들면 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안 의원측은 향후 당사로 쓸 건물을 여의도에서 물색 중이며, 후보로는 극동VIP빌딩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극동VIP빌딩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이 지난 7월까지 썼던 곳으로, 새누리당 당사와 대각선 방향으로 마주 보고 있고, 새정치연합 당사와는 불과 100m 떨어져 있다.
지난 1992년 대선 때 김영삼 전 대통령이 이곳에 둥지를 틀어 승리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안 의원측은 내주 중 국회에서 전국 각지의 활동가 100여명이 참석하는 '끝장토론' 형식의 집중토론회를 개최, 안 의원이 직접 새정치의 비전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안 의원의 신당에 새정치연합 탈당파 의원들이 전부 곧바로 합류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안 의원측이 먼저 창당을 시작한 이후 이들이 합류하거나, 추후 천정배·박주선 의원측 신당과의 합당이 완료돼야 탈당파 의원들이 가세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돈다.
이런 가운데 안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서 "국민께서 부족한 저에게 새정치의 불씨를 다시 주셨다. 이 불씨 절대 꺼뜨리지 않겠다"며 "낡은 정치를 바꾸라는 국민의 명령에 큰 책임감으로 답하겠다. 해야할 일이고 가야할 길이라면 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안 의원은 미국의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 시를 인용하기도 했다.
특히 이 시의 마지막 구절은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어디에선가/ 나는 한숨지으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고, 나는/ 사람들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그리고 그것이 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고"로 끝을 맺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1 야당의 울타리를 박차고 나와 독자세력화라는 고행의 길(사람들이 적게 간 길)에 나서는 안 의원의 심경과 각오를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가야할 길 피하지 않겠다” 안철수, 내일 독자신당 출범 선언 굳혀
입력 2015-12-20 18: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