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김동철 의원이 20일 호남의 심장부인 광주 현역의원으로서는 처음으로 안철수 의원을 따라 탈당함에 따라 그 여파가 주목된다.
이로써 안 의원이 지난 13일 탈당한 후 일주일 간 새정치연합을 떠난 현역의원은 문병호 유성엽 황주홍 의원을 포함해 모두 4명으로 늘었다.
비주류가 첫 일주일 간 5~10명 탈당을 전망한 것에 비하면 최소치에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속단은 금물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당내에는 여전히 "문 대표만으로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인식이 퍼져있는데다 비주류가 문 대표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요구하며 문 대표와 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주류와 비주류의 갈등이 임계치를 넘어서고 '안철수 신당' 지지율이 상승세를 이어가면 일정 시점에 대규모 탈당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당내에서는 1월 중순, 2월 대규모 탈당설마저 나온다.
특히 김한길 전 공동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의 거취가 큰 변수로 꼽힌다.
김 전 대표가 이날 "다시 한 번 마지막으로 문 대표가 야권의 총선승리를 위해 살신성인하는 지도자로서의 결단이 있기를 간청한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것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특단의 변화가 없다면 탈당을 불사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김 전 대표는 지난해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때 안 의원을 끌어들인 공동창업자인데다, 2007년 23명의 현역의원을 이끌고 열린우리당 탈당 후 신당을 만든 경험이 있어 김 전 대표가 탈당하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일부 의원들이 동조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김 전 대표는 안 의원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부 비주류 의원들이 김 전 대표에게 탈당, 잔류 여부를 빨리 결정하라고 요구한다는 말도 들린다.
'반문(반문재인)' 정서가 어느 지역보다 강한 호남권 의원들의 집단탈당 가능성도 열려있다. 당내에서는 선거구획정 작업이 마무리되면 호남권 의원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호남권 맹주로 불리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의 선택이 다른 호남권 의원에게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여러가지로 고민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다만 문 대표 측은 추가 탈당을 막기 위해 김 전 대표 등과 접촉하면서 의견을 교환하는 것으로 알려져 문 대표가 어떤 회유책을 내놓을 것인지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당분간 1~2명씩 소규모 탈당이 이어질 가능성은 있다.
광주 서을이 지역구인 권은희 의원은 당원 의견을 수렴한 뒤 주중 탈당하겠다는 의사를 주변 인사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에서는 최재천 최원식 의원의 탈당이 거론된다. 이종걸 원내대표가 탈당할 것이라는 얘기도 심심찮게 나온다.
그러나 초기 탈당 규모가 애초 비주류가 공언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이대로라면 연내 교섭단체 구성에 필요한 20명 탈당은 현실화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신당' 지지율이 10%대로 나오지만 아직 새정치연합을 앞지르진 못한 결과가 나온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탈당이라는 멍에에 부담을 느끼고 '기호 2번' 프리미엄을 놓치고 싶지 않은 상당수 의원들이 관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야당의 텃밭인 호남 민심이 결국 어느 쪽 손을 들어주느냐도 중요한 관건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이제는 김한길·박지원에 쏠리는 눈” 권은희, 주변에 주중 탈당 의사 피력
입력 2015-12-20 1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