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곳 이웃 보듬자"…한국교회 연합기관·교단장 '2015년 성탄메시지'

입력 2015-12-20 16:58
한국교회 주요 연합기관과 교단들이 20일 대표회장과 교단장 명의의 성탄 메시지를 일제히 발표했다. 다음은 연합기관과 교단들의 ‘2015 성탄 메시지’ 전문.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눅 2:14)

성탄을 맞아 평화의 왕으로 오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대한민국을 넘어 북한 동포들과 온 세계 위에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셔서 보여주신 모습은 온유와 겸손, 섬김과 낮아짐, 희생이었습니다. 하늘 보좌에서 내려와 가장 낮은 종의 형체를 가지고 온 몸으로 사랑을 실천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그 길을 따라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성탄을 맞아 예수님께서 보이신 십자가 사랑의 의미를 생각하며, 온 인류를 죄에서 구원하시기 위해 그 아들까지 내어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마음에 깊이 되새길 수 있기를 원합니다.

오늘날 반목과 갈등, 다툼과 분쟁이 계속되고 있으며 나라 안팎으로 과격한 폭력시위와 테러의 위협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계층, 세대, 지역, 이념간의 양극화 현상이 날로 심화돼 갈등이 표출되고 어디에서도 평안과 안식을 얻지 못하고 내면의 죄성이 표면화 되면서 끊임없이 서로 상처를 주고 있는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저출산 문제, 동성애 문제, 청년 실업 문제, 세월호 수습문제도 우리 모두의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또한 노숙자, 독거노인, 소년소녀 가장, 영유아 시설에서 자라나는 아이들 등 소외된 계층이 늘어나고 장애인을 위한 적극적 배려 및 200만 다문화 가족에 대한 대책 등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제 성탄절을 맞아 우리 기독교인들은 다양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교권주의, 물량주의에 빠져 분열과 갈등으로 대립해 온 잘못을 통렬히 반성하며 고통 가운데 살아가고 있는 소외된 이웃을 섬기며 사랑을 나누는 삶을 살아갈 것을 다짐합니다.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조일래 목사

아기 예수님이 탄생하신 복된 성탄절에 주님의 은혜와 축복이 온 누리에 충만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은 하나님이 인류에게 내리신 최고의 선물입니다. 오늘 하나님이 우리들을 만나주시기 위해 낮은 데로 임하셨습니다.

아기 예수님 탄생의 복된 소식은 세상에서 많은 재물과 권력을 소유하고 누리는 사람이 아닌, 오히려 자기를 비워 가난하게 되고 가진 것을 흩어 구제하며 이웃을 사랑하고 섬기는 사람들에게 임하는 하나님의 은총이요 축복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온갖 질고와 시련의 고통에서 신음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탐욕이 하나님의 창조 질서와 충돌하면서 지진과 홍수 등 온갖 자연재해가 삶의 환경을 위협하고,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는 테러와 학살 등 반인륜적 범죄는 자유와 평화를 송두리째 파괴하고 있습니다.

인류의 참 소망이며 생명이신 예수님의 탄생 소식이 지구촌 곳곳의 어두움을 밝히고 경제 불평등과 양극화의 틈바구니에서 신음하는 우리 사회 작은 자들에게 빛과 소망이 되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예수님의 탄생은 오늘 우리 모두에게 비움과 나눔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하늘 보좌 버리시고 낮은 데로 임하신 하나님은 당신을 비워 나를 채우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여전히 많은 재물을 소유하고 누리는데 집착한다면 이는 자기를 비워 가난하게 되며, 가진 것을 나눠 구제에 힘쓰고, 겸손하게 이웃을 섬기는 성탄절의 참된 의미에 역행하는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어느 사회단체보다 구제와 봉사에 힘써 왔습니다. 때로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올바로 실천하기 위해 온갖 비난과 수모를 감수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안에 작은 탐심을 절제하지 못해 결국 주님의 사랑과 희생정신을 실천하는데 걸림돌이 되었다면 이 또한 반성하고 돌이켜야 할 때입니다.

한국교회가 이웃과 지역사회를 보살피고 섬기는 일을 많이 하는데도 사회가 몰라준다고 불평하기 전에 그들의 차가운 시선과 질책까지라도 너그러이 수용하는 자세를 보여줘야 합니다.

특히 성직자들은 그리스도 앞에 벌거벗은 모습으로 내 몸을 쳐 복종케 함으로 경건과 절제의 본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내 모든 것을 드려 사랑을 나눌 때 비로소 그들의 마음이 열리고 내 안에 계신 그리스도를 보게 될 것입니다.

주님이 2천년 전 우리에게 오셨던 것처럼, 오늘 이 세상엔 화해와 위로의 따뜻한 손길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병들고 가난하고 억눌린 자, 자유와 인권을 박탈당하고 기아에 신음하는 북한 동포들을 외면하고서 어떻게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할 수 있겠습니까.

세상에서 버림받고 소외된 작은 자들을 위해 이 땅에 오신 주님을 따라 세상에서 고통당하는 이웃들을 선한 사마리아인의 뜨거운 가슴으로 품고 나누는 성탄절이 됩시다. 이것이 진정 주님이 이 땅에 성육신하신 뜻임을 깊이 깨닫고 실천하는 성탄절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목사

“주님은 전능하신 팔을 펼치시어 마음이 교만한 자를 흩으셨습니다. 권세있는 자들을 그 자리에서 내치시고 보잘 것 없는 이들을 높이셨으며 배고픈 사람은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요한 사람은 빈손으로 돌려 보내셨습니다.”(누가복음 1장 51~53절)

2000여년 전, 예수는 갈등과 분열, 고통과 슬픔으로 절망과 눈물이 넘치는 땅 한가운데에 오셨습니다. 가장 낮은 곳에 오셔서 아픔을 싸안고 눈물을 닦아 주셨습니다. 다시는 죽음이 없고 슬픔도 울부짖음도 없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2000여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2015년 성탄절에도 예수는 고통 속의 위로로, 절망 속의 희망으로 오십니다.

그러나 세상은 아직도 탐욕으로 가득하여 어둠으로 빛을 가리려 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여전히 어둠 가운데서 아침을 기다리듯 시대의 어둠을 뚫고 오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다리는 자에게 오시는 예수 그리스도, 그분께서 가져오신 평화가 이 땅의 어둠을 밝히고 눈물을 몰아내며 막힌 담을 헐어 모든 생명을 화해하게 하는 힘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2015년 성탄절, 정의를 세우시고 불의를 물리치심으로 모두를 화해하게 하시는 예수님의 평화가 이 땅의 모든 상처를 싸매어 주기를 기원합니다. 넘치는 사랑의 은혜로 모든 이들의 혐오와 분노를 녹이시고 우리 사는 세상에 진정한 화해가 이루어져 이 땅에도 새로운 삶의 희망이 넘쳐 나기를 소망합니다.

특별히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거대한 공권력의 물대포 앞에 쓰러진 이 땅의 농민들의 눈물을 닦아주시기를 바랍니다. 비정규직 노동자와 이주 노동자와 장애인과 밀양주민 등 이 땅의 강도만난 이들의 상처를 싸매주어 그들이 새로운 힘을 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슬퍼하는 이들은 복됩니다. 그들이 위로를 받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께서는 그들을 위해 오셨습니다.2015년 성탄절에 즈음하여.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백남선 목사

성탄의 기쁨이 대한민국과 온 누리에 널리 퍼지기를 기원합니다. 아기 예수님의 탄생은 인류의 기쁨과 희망입니다.

첫째, 예수님은 낮고 천한 곳까지 마다치 않고 찾아오셨습니다. 예수님의 탄생은 안락하고 화려한 곳이 아닌 냄새나고 어두운 마구간에서 태어나셨습니다. 그것은 연약하고 때 묻은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여주시기 위한 사랑인 것입니다. 인간은 참으로 약하고 부족하기에 어두움을 벗어나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는 능력이 없고 방법이 없었습니다. 낮은 곳까지 찾아오신 것이 복음이고 우리의 구원과 소망이었습니다.

한국교회는 예수님의 낮은 곳까지 찾아가신 것을 실천하여야 합니다. 교회의 지도자들이 편한 곳, 높은 자리, 박수 받는 자리를 추구하는 것은 세상에 문제를 해결하고 희망을 줄 수가 없습니다. 교회는 강도 만난 사마리아인을 외면하지 말아야 합니다. 김정은 일인독재에 자유를 빼앗긴 북녘동포들, 이력서를 수십 번 쓰는 취업준비생 및 청년실업자들, 외로움과 추위에 겨울을 보내고 있는 독거노인들, 밥을 거르는 어린이들, 우리 교회가 찾아가야 할 강도 만난 사마리아인들이 많이 있습니다. 찾아오신 예수님과 같이 낮은데 까지 찾아가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국회는 어려운 민생의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고 당리당략과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낮은 곳의 서민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각 부분의 당국자들도 낮은 곳까지 찾아오신 성탄의 정신을 갖는다면 우리 사회는 더욱 넉넉해 질 것입니다.

둘째, 예수님의 탄생은 어두움을 밝히는 빛입니다. AD와 BC의 중심에는 예수님의 탄생이 있었습니다. 그 귀하신 예수님이 어두운 외양간에 임하셔서 어두움을 밝히고 빛의 희망이 되셨습니다. 예수님이 가신 곳마다 밝은 시대가 열렸습니다. 중세 1000년의 어두움이 예수님의 복음으로 밝아진 새 시대가 되었고 우리 대한민국도 어두움을 벗고 세계 속의 나라로 발돋움 한 것도 복음의 빛의 힘이었습니다.

그러나 세속주의, 물질주의, 이단사이비확산, 동성애조장, 간통법폐지 등 영적, 도덕적으로 점점 어두워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빛 되신 예수님을 주목하여야 합니다. 2015년 광복70주년을 보내고 이제는 새 시대를 향하여 또 다른 70년을 향하여 나가는 ‘비전70’을 빛이신 예수님과 함께 나가야 합니다.

이번 성탄절을 맞이하여 죄악의 어두움과 악한권세에 사로잡혀 있는 자들이 구원의 빛을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고통당하는 이웃들과 북녘 땅에 그리스도의 계절이 올 수 있도록 우리 장로교인들이 기도와 뜻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성탄의 기쁨이 불철주야 국방을 위해 수고하는 60만 국군장병들, 주님의 지상명령을 수행하는 25,000여명의 해외선교사들과 그들의 가족들, 그리고 어려운 형편에도 주님의 사역을 위하여 애쓰시는 많은 목회자들과 성도님들 위에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장 박무용 목사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은 하나님께는 영광이요, 사람들 중에는 평화입니다(눅 2:14). 평화의 왕으로 오신 주님의 복음이 분쟁과 가난과 기근으로 고통 가운데 있는 지구촌 모든 사람들 가운데와 한국교회 모든 성도님들 가정과 교회 위에 충만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000년 전 베들레헴은 만삭의 몸으로 하루 묵을 방을 찾는 가족에게는 냉정한 도시였습니다. 그 땅은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깊은 절망과 고통을 주었습니다. 희망 없이 사는 인생, 그것이 당시 베들레헴의 모습이었습니다. 이렇게 소망 없는 곳에 거룩한 빛이 비취게 되었고 천사들의 노래 소리가 울려 퍼져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나셨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대한민국이 2000년 전 베들레헴처럼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에게, 이주 노동자들과 북한에서 들어온 탈북자들에게는 냉정하게 배척하는 나라가 되고 있지는 않을까요?

우리 교회들이 주님의 나심을 기쁨으로 맞이하듯 이 땅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들과 가정들마다 구주 나심이 기쁨으로 충만해지는 성탄절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되기 위해 모든 교회가 성탄의 기쁨을 이웃들과 함께 나누는 즐거운 성탄절로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장 채영남 목사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누가복음 2장 14절)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화해의 종이요 평화의 왕으로 세상에 오신 성탄절을 맞이하여 전국교회와 모든 성도들, 우리 국민과 북녘 땅에 살고 있는 동포들과 세상에 고통 받는 모든 이들에게 평화가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사람들 중에 평화를 이루기 위해 성육신하셨습니다. 이 세상에 평화의 왕으로 오신 주님은 진정한 화해자이셨습니다. 우리 총회는 제100회기 주제를 ‘주님, 우리로 화해하게 하소서’로 정하고 이 땅에서 평화를 만드는 화해자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이 땅에 화해와 평화의 사도로 오셨고, 예수님의 오심을 통해 하나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사이에 진정한 화해와 평화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래서 성탄은 온 인류와 피조세계에 구원을 가져온 화해와 평화의 위대한 사건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는 비정규직 문제, 노사 간의 갈등, 남과 북의 분열로 아파하는 사람들, 무차별적 테러에 희생된 사람들 등의 소식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 함께하시는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이 세상 속에서 화해자의 삶을 살아가도록 부르고 계십니다. 어떻게 해야 화해자의 삶을 살 수 있을까요?

먼저 우리는 하나님과 화해해야 합니다. 하나님을 멀리했던 삶을 버리고, 하나님께 돌아가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둘째로 우리는 자신과 화해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되었던 복된 나를 회복해야 합니다. 셋째로 우리는 이웃과 화해해야 합니다. 다름이 틀린 것이 아님을 알고 서로 이해하고 우리의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해야 합니다. 넷째로 우리는 자연과 화해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계를 우리의 욕심과 이기심으로 파괴하지 말고 온전하게 보전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가 이러한 성탄의 의미를 깊이 깨닫고 그 뜻을 세상 속에서 실천해 나갈 때, 세상은 조금 더 따뜻해지고, 하나님의 나라는 우리 가운데 조금 더 확장될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이 먼저 화해의 손을 내미는 삶을 살아갑시다. 우리가 희생하고 낮아져서 세상을 섬깁시다. 그리할 때 하나님께는 영광이 되고, 세상 속에 화해와 평화를 이루는 참된 교회의 모습을 회복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되어 어두운 세상에 화해와 평화를 밝히는 복된 성탄이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