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사자성어, 혼용무도

입력 2015-12-20 16:09
‘昏庸無道(혼용무도)’가 교수신문이 선정한 ‘2015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뽑혔다.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의 실정으로 인해 나라 전체의 예법과 도의가 송두리째 무너져버린 상태’를 뜻하는 말이다.

매년 연말 그 해를 대표하는 사자성어를 선정, 발표해온 교수신문은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전국 교수 88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혼용무도’가 524명(59.2%)의 선택을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혼용무도’를 추천한 이승환 고려대 철학과 교수는 “혼용(昏庸)은 고사에서 흔히 사리에 어둡고 어리석은 임금을 지칭하는 혼군(昏君)과 용군(庸君)을 함께 일컫고, 무도(無道)는 세상이 어지러워 도리가 제대로 행해지지 않음을 묘사한 ‘논어’ 속 ‘천하무도(天下無道)’에서 유래했다”며 “한자문화권에서 일상적으로 많이 쓰이는 성어”라고 설명했다.

설문조사에서는 ‘혼용무도’ 외에 겉으로 보기에는 그럴듯하나 사실은 틀린 경우에 쓰는 ‘似是而非(사시이비)’가 14.3%로 2위, 못의 물을 모두 퍼내어 물고기를 잡는다는 뜻으로 목전의 이익만을 추구해 미래의 생산적 기회를 상실하는 모습을 일컫는 ‘竭澤而漁(갈택이어)’가 13.6%로 3위를 차지하는 등 전반적으로 한국 사회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성어들이 많았다는 게 교수신문의 분석이다.

김남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