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88고속도로, ‘광대’ 아닌 ‘달빛’으로” 사연인즉슨

입력 2015-12-20 10:49

김부겸 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0일 영호남을 잇는 88고속도로가 광대고속도로로 확장 개통하는 것에 대해, “대구와 광주시에서 각 지역명의 순우리말 앞 글자를 딴 ‘달빛고속도로’를 정식명칭으로 사용해 줄 것을 요청했는데, 정부와 국토교통부는 이를 외면했다. 정부는 어감도 좋지 않은 광대고속도로라는 명칭을 당장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지역주의를 허물고자 하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중앙정부의 일방적, 관료적 태도에 엄중히 항의한다. 민간 차원에서라도 ‘광대’라는 말을 쓰지 않고 듣기만 해도 시적 상상력이 돋는 ‘달빛’이라는 이름을 사용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의원은 “1984년 6월 개통된 88고속도로는 그 명칭이 지역 경유지의 지명이나 특색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유일한 고속도로이다. 전두환 정권 당시, 서울 올림픽 유치를 기념해서 지은 무미건조한 명칭이 그대로 이어져왔다. 지난 30년 동안 영호남간에는 170km의 도로 길이보다도 훨씬 먼 심리적 거리가 존재해왔다”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이어 “지금은 영남과 호남이 아니라, 중앙과 지방간의 갈등이 국가 통합 자체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지방 경제는 악화 일로에 있다. 이런 현실 때문에 진작부터 대구와 광주 두 도시는 산업경제는 물론 문화예술 분야에 이르기까지 활발한 교류와 협력을 통해 상생발전을 도모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지난 16일 두 광역시의 시장이 광주광역시청에서 ‘상생 협력 협약식’을 체결하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대구와 광주 두 지역주민들은 2시간을 서로 달려가 광주에서 ‘굴비백반’을 먹고 대구에서는 ‘뭉티기’ 생고기를 안주 삼는 어울림을 꿈꾼다. 이번 고속도로의 명칭도 두 지역의 화합과 상생을 상징하는 ‘달빛’이 되는 것이 지극히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