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도 연말엔 휴가를… 오바마 가족, 하와이 도착

입력 2015-12-20 04:19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크리스마스 휴가를 위해 지난 19일(현지시각) 하와이에 도착했다. 그는 워싱턴에서 하와이로 가는 길에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진 로스앤젤레스 동부 샌버나디노 카운티를 방문, 희생자의 유족들을 위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 딸 말리아와 사샤를 태운 대통령전용기(에어포스원)가 토요일인 19일 호놀롤루의 미 하와이 히컴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오바마 대통령 일가는 워싱턴을 벗어나 2주간의 휴가를 시작했다.

앞선 지난 18일 오바마 대통령 부부는 샌버나디노에서 3시간가량 머물며 유족들의 이야기를 청취했다. 지난 2일 이곳에서는 9명의 남성과 5명의 여성이 총격으로 사망했다. 송년 파티 중 언쟁으로 촉발된 비극이었는데, 총격을 일으킨 이들 중 1명은 독실한 이슬람교 신자로 전해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고등학교 도서관에서 진행된 이 면담을 매우 감동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유족에게 조의를 표하는 한편 총기난사 사건과 같은 비극이 재차 발생하지 않도록 단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무슬림 정서의 확산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공식적으로 총격을 일으킨 이가 외부 테러조직의 지시를 이행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이 태어난 하와이에서 연말 휴가를 보내왔다. 섬의 골프 코스를 이용하고, 하이킹과 외식을 즐기고, 딸들에게 ‘쉐이브 아이스’를 만들어준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쉐이브 아이스’는 잘게 간 얼음가루 위에 무지갯빛 시럽을 뿌린 아이스크림인데, 오바마 대통령이 하와이를 찾을 때마다 즐겨 먹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며 ‘오바마 빙수’로 알려져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새해가 되면 백악관으로 복귀할 것으로 전해졌다. 새해는 그의 임기 마지막 해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가 즐기는 농구경기에 빗대 “이제 겨우 4쿼터의 절반밖에 되지 않았다”며 레임덕 논란을 일축한 바 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