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란하고 소란하게” 광화문 광장 가득 채운 시민들… 3차 민중총궐기 시작

입력 2015-12-19 16:13

“요란하고 소란하게!”

민중총궐기 3차 대회가 열린 19일 서울 광화문광장은 호루라기와 플라스틱으로 만든 손 모양의 응원도구를 든 시민들로 가득했다. 오후 3시부터 진행된 ‘소요문화제’에는 주최측 추산 1만명, 경찰추산 2000~3000여명이 참여해 ‘노동개악 저지’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 구호를 외쳤다.

이날 문화제는 지난달 14일 열린 1차 민중총궐기 참가자에게 소요죄를 적용하려는 정부 방침에 반대하는 차원에서 기획됐다. 참가자들은 부부젤라, 호루라기 등 소리가 크게 나는 악기나 가재도구, 플라스틱으로 만든 손 모양 응원도구 등을 들고 나와 구호에 맞춰 흔들었다.

고양이 가면을 쓰고 호루라기를 불던 김모(54·여)씨는 “정부가 말도 안 되는 혐의로 시민들을 잡아넣으려 하니 일부러 여럿이 떠들썩하게 들고 일어나고자 나왔다”고 말했다. 빨간 장식을 단 밀짚모자를 쓴 김정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사무총장은 “평소 눈에 띄는 옷차림을 피하는 편이지만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소요죄를 적용한 경찰을 풍자하기 위해 이런 옷을 입었다”고 말했다.

투쟁본부는 오후 4시30분부터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청계광장, 종각역, 종로5가역을 거쳐 서울대병원 후문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1차 집회때 경찰의 직사 물대포에 맞아 중태에 빠진 백씨를 기리기 위함이다.

오후 3시 40분 현재 경찰은 60개 부대 5000여명을 배치해 광화문 광장 주변에 대기중이다. 순수한 문화제로 진행되면 보호하겠지만, 불법 집회로 변질되면 해산 절차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또 시위대 일부가 차로를 점거하거나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을 시도하는 등 불법행위를 할 경우 현장에서 검거한다는 계획이다.

투쟁본부는 앞서 서울역 광장과 서울광장에서 이날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경찰은 경우회 등 보수단체의 다른 집회와 시간, 장소가 겹친다는 이유로 지난주에 금지통고를 했다. 집회가 금지되자 투쟁본부는 지난 11일 문화제로 형식을 바꿔 서울시로부터 광화문광장 사용 허가를 받았다.

이날 집회는 서울 뿐 아니라 대구 국채보상운동 기념공원, 울산 태화강역, 충북 청주 상당공원, 대전 으능정이 거리, 전북 전주 세이브존 앞 등 전국 13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