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안철수 의원측 세력이 '제3신당' 등을 표방하며 내년 총선에 대거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곳곳에서 야권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쟁탈전이 예상된다.
그동안 당내 경선을 준비하던 안 의원의 측근들이 최근 새정치연합에서 무더기로 탈당한 가운데 특히 수도권에서는 여야 '일대다(一對多)' 구도가 현실화하면서 야권 공멸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가장 관심이 모아지는 곳은 치열한 계파 대리전이 예상되는 경기 고양 덕양을 지역구다.
안 의원의 핵심 참모인 이태규 정책네트워크 '내일' 부소장이 출마를 저울질하는 가운데 문재인 대선후보 캠프에서 활동한 새정치연합 문용식 지역위원장이 당내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9대 총선 때 덕양을에서 226표 차이로 낙선한 손학규계 송두영 전 지역위원장과 안희정 충남지사의 측근인 정재호 전 청와대 비서관도 이곳에 도전할 계획이다.
문 위원장과 송 전 위원장, 이 부소장은 이미 지난해 12월 지역위원장 경선에서 격돌, 문 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친노계가 한 차례 승리한 바 있다.
서울 관악을에서는 안 의원의 측근인 박왕규 '더불어 사는 행복한 관악' 이사장이 무소속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곳에는 4·29 재·보궐 선거에서 낙선한 새정치연합 정태호 전 청와대 대변인이 다시 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악을은 전통적으로 야권에 유리한 지역이지만 지난 재보선에서 정동영 전 의원의 출마로 야권이 분열되면서 새누리당 오신환 의원이 당선됐다.
박 이사장은 1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표 숫자로만 보면 야권 분열로 진 것이지만 내용으로 보면 제1야당 후보가 민심을 얻지 못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한 평가"라며 "지역에는 새로운 인물과 정치세력에 대한 갈망이 크다"라고 말했다.
전날 새정치연합에서 탈당한 이수봉 인천경제연구소장은 이미 인천 계양갑에 사무실을 냈다. 이곳은 새정치연합 3선 중진인 신학용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무주공산이 된 지역구로 송영길 전 인천시장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안 의원의 측근인 홍석빈 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전북 전주 등지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에는 김성주(전주덕진)·김윤덕(전주완산갑)·이상직(전주완산을) 등 새정치연합 현역 의원들이 포진한 가운데 정동영 전 의원이 출마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같은 후보 난립으로 야권 분열에 따른 패배 우려가 커지가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야권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안 의원과 함께 할 것으로 예상되는 무소속 문병호 의원은 "혹시 친노 패권주의 세력이 반성하고 패권을 내려놓는다면 같이 할 용의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연대는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새정치연합 당원들의 추가 탈당도 이어졌다.
새정치연합 노동위원회 곽태원·김지희·김형근 부위원장과 김태일 노동정치연대포럼 대표 등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새정치연합은 구호만 거창하지 노동정책에 대한 진정성 있는 실천이 없다. 안 의원과 함께 하기 위해 권리당원 1천 명과 탈당한다"고 밝혔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안철수 사단, 수도권 잇단 출사표”…후보 난립에 野 공멸 현실화?
입력 2015-12-19 1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