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총리에게 주먹질한 10대는 총리 부인의 친척"

입력 2015-12-18 14:51

마리아노 라호이(60) 스페인 총리의 얼굴에 주먹을 휘둘렀던 안드레스 데 빈센테 푸엔테스(17)는 총리 부인인 엘비라 페르난데스 발보아의 조카의 아들이라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빈센테는 전날 고향인 갈리시아 지방 폰테베드라 거리에서 유세 중이던 라호이 총리 옆에 서서 ‘셀카’를 찍을 듯이 하다가 갑자기 주먹으로 총리의 왼쪽 머리를 때렸다.

현장에서 경호원들에게 붙잡힌 빈센테는 수갑을 차고 끌려가면서도 카메라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내가 해내서 기쁘다”고 소리쳤다.

라호이 총리는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안경이 부러졌다.

빈센테는 경찰에서 “라호이가 두 개의 월급을 받아서 때렸다”고 진술했다.

라호이가 소속된 집권 국민당(PP)은 기업으로부터 받은 기부금으로 비자금을 조성하고 일부를 라호이에게 준 혐의 등으로 관련자들이 재판을 받고 있지만, 라호이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빈센테는 트위터에 국민당에 부정적인 발언을 자주 올렸으며, 1년 전에는 폰테베드라에 있는 국민당사를 공격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빈센테는 반(反) 파시스트 단체에 지지를 표한 적이 있고 갈리시아와 바스크 지방의 분리 운동을 지지하고 있지만, 두 지역의 테러 단체와 연관성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중산층 가정에서 자란 빈센테는 유명 사립학교에서 여러 번 퇴학을 당했으며, 최근에는 우울증 치료를 받기도 했다고 엘문도 등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폰테베드라 법원은 17일 밤, 청소년 법원의 판결이 날 때까지 빈센테를 최대 6개월간 청소년 구류 센터에 보내라고 결정했다.

라호이는 폭행을 당한 다음 날 오전 한 인터뷰에서 “안경이 떨어졌는데 찾을 수 없었다는 것 말고는 별문제 없다. 뺨이 약간 부었지만 약을 발라 지금은 괜찮다”고 말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