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안철수신당과 중도 잡기 경쟁 돌입”…지지층 겹쳐 이탈 경계

입력 2015-12-18 11:10

새누리당에서 내년 4월 총선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안철수 신당'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도를 표방하는 안 의원이 야당뿐 아니라 부동층과 여당 지지까지 잠식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제1야당의 분열에 따라 후보 난립으로 반사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기존의 도식적인 정치공학이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이다.

실제로 탈당 후 첫 호남 행보 중인 안 의원은 18일 지역 MBC라디오에 출연해 "최근 여론조사 결과 저희가 포함되면서 새누리당의 강고한 (지지율) 40%가 30%대로 주저앉았다"며 공격 포인트를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여당으로 옮겼다.

새누리당은 일단 관망 분위기이지만 신당의 유권자 흡인력이나 당내 후보의 이탈 가능성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때문에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나 각종 여론조사 전문업체가 생산하는 조사 결과에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권성동 전략기획본부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는 성질의 문제가 아니며, 우리는 우리 갈 길을 뚜벅뚜벅 가야 한다"면서도 "우리당 지지자 중에 보수 쪽은 아예 움직이지 않겠지만 중도층은 이동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당내에서는 경쟁력 있는 후보들이 신당행(行)을 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자체 분석을 내놓고 있다.

후보자 선출 경선에 탈락한 후에는 공직선거법 상 탈당 후 출마가 원천적으로 금지돼 있고, 만약 경선에 참여하지 못할 정도의 후보라면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당적을 옮기더라도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안 의원의 탈당이 여당 후보와 지지층의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신당이 없다면 새누리당행을 선택할 가능성이 큰 정치권 밖의 유력하고 신선한 인물들을 안 의원이 대거 흡수하면서 여당으로 향하는 표 역시 갈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이유에서 여론에 민감한 수도권 의원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다른 지역구 의원들과는 다르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지금은 어마어마한 위기로 봐야 한다"면서 "그동안 새누리당이 잘 나서 지지율이 높았던 게 아니라 새정치연합이 워낙 못한 데 대한 반사이익을 누렸는데 이제는 그런 착시효과가 사라지고 정치권의 판도가 전혀 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