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왕’ 맥길로이 “무리뉴, 맨유로 오세요”… 속내는 조롱

입력 2015-12-18 10:55
맨유 유니폼을 입은 로리 맥길로이 / 로리 맥길로이 트위터
조제 무리뉴 감독에게 맨유 이적을 권유한 트윗 / 로리 맥길로이 트위터
‘골프왕’ 로리 맥길로이(26·북아일랜드)가 잉글랜드 프로축구 첼시에서 해임된 주제 무리뉴(52·포르투갈) 감독에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입단을 제안했다. 실직한 무리뉴 감독과 실직할 위기에 놓인 맨유의 루이스 판 할(64·네덜란드) 감독 모두의 가슴에 비수를 꼽은 발언으로 보인다.

맥길로이는 18일 트위터에 “무리뉴 감독, 맨유가 두 팔을 벌려 당신을 환영한다”고 적었다. 첼시가 무리뉴 감독을 해임한 소식이 전해진 직후의 트윗이다. 맥길로이는 친구들과 축구하면서 다리가 부러져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에 불참할 정도로 열성적인 축구팬이다. 특히 맨유 팬으로 유명하다.

맥길로이는 트위터에 해시태그 ‘무리뉴를 위한 택시’(#TaxifotJose)를 적었다. 무리뉴 감독이 실직해 택시운전을 알아봐야 한다는 조롱의 해시태그다. 거액을 받는 빅 클럽의 감독이지만 실직 이후에는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는 조소가 담겼다. 안드레 비야스 보아스(38) 전 감독이 2012년 3월 첼시에서 시즌 중 경질됐을 때 트위터에서 떠돌았던 ‘보아스를 위한 택시’를 응용한 것으로 보인다. 보아스 감독은 지금 러시아 제니트의 사령탑이다.

첼시는 성명을 내고 “무리뉴 감독과 더 이상 함께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며 “첼시는 빠르게 팀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차기 감독을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무리뉴 감독은 첼시로 복귀하고 2년 6개월 만에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올 시즌을 시작한 지난 8월 계약기간을 2019년까지로 연장했지만 4개월 만에 파기됐다.

첼시의 이런 결정은 올 시즌 극심한 부진 탓이다. 첼시는 2015-2016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 16라운드까지 4승3무9패(승점 15)로 16위다. 다음 시즌 챔피언십(2부 리그) 강등권인 18위 노리치시티(승점 14)와는 승점 1점 차이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강등권까지 추락할 수 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이자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 팀의 성적으로 보기에는 초라하다. 팀 닥터였던 에바 카네이로(36)와의 마찰, 간판스타 에당 아자르(24·벨기에)의 태업 논란 속에서 팀의 내홍과 성적 부진을 바로잡지 못한 무리뉴 감독의 지도력은 사실상의 경질로 심판을 받았다. 다만 첼시는 무리뉴 감독을 경질하지 않고 계약을 해지하는 방식으로 해임했다.

맥길로이의 트윗은 무리뉴 감독만 겨냥하지 않았다. 판 할 감독에게도 조소를 날렸다. 맨유는 지금 새로운 사령탑을 물색하고 있다. 겉으로는 판 할 감독에게 신뢰를 드러내고 있지만 바이에른 뮌헨의 펩 과르디올라(44·스페인) 감독에게 물밑으로 접촉하고 있다. 판 할 감독의 마음도 조급하다.

맨유는 중간 전적 8승5무3패(승점 29)로 4위다. 지난 시즌까지의 부진을 털고 반등에 성공했지만 선두권에 안정적으로 진입하지 못했다. 16라운드까지 21득점으로, 5위 토트넘 핫스퍼(승점 26·득점 26)보다 부족한 골도 판 할 감독의 비판론을 부추기고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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