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뉴 감독, 경질 아닌 계약해지… 위약금은?

입력 2015-12-18 10:01
국민일보 DB

잉글랜드 프로축구 첼시가 조제 무리뉴(52·포르투갈) 감독과 작별했다. 하지만 그 방식은 경질이 아닌 계약해지였다. 결과는 같지만 대우가 달랐다. 첼시의 이런 조치는 한 시즌의 부진을 이유로 그동안의 성과들까지 오명을 씌울 수 없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첼시는 18일 홈페이지를 통해 “무리뉴 감독과 더 이상 함께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며 “첼시는 빠르게 팀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차기 감독을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무리뉴 감독은 첼시로 복귀하고 2년 6개월 만에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올 시즌을 시작한 지난 8월 계약기간을 2019년까지로 연장했지만 4개월 만에 파기됐다.

첼시의 이런 결정은 올 시즌 극심한 부진 탓이다. 첼시는 2015-2016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 16라운드까지 4승3무9패(승점 15)로 16위다. 다음 시즌 챔피언십(2부 리그) 강등권인 18위 노리치시티(승점 14)와는 승점 1점 차이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강등권까지 추락할 수 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이자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 팀의 성적으로 보기에는 초라하다. 팀 닥터였던 에바 카네이로(36)와의 마찰, 간판스타 에당 아자르(24·벨기에)의 태업 논란 속에서 팀의 내홍과 성적 부진을 바로잡지 못한 무리뉴 감독의 지도력은 사실상의 경질로 심판을 받았다.

하지만 절차는 달랐다. 첼시는 무리뉴 감독을 경질하지 않고 계약을 해지하는 방식으로 밀어냈다. 첼시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명장에 대한 예우다. 무리뉴 감독은 러시아 석유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49)가 첼시를 인수해 대대적인 팀 리빌딩을 단행했던 2004년 7월 합류해 3년 동안 전성기를 주도했다.

무리뉴 감독은 2005년과 2006년 프리미어리그, 2007년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우승을 이끌었다. 2007년 9월 첼시를 떠나 이탈리아 인테르 밀란,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를 거쳐 2013년 6월 복귀했다. 복귀하고 1년 만인 지난 시즌에도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아브라모비치에게 무리뉴 감독은 가장 확실한 성과를 안긴 감독이었다.

첼시가 무리뉴 감독과의 작별에서 계약해지를 선택한 이유다. 첼시가 무리뉴 감독과 계약을 중도 해지할 경우 위약금은 4000만 파운드(약 707억원). 하지만 무리뉴 감독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첼시는 “무리뉴 감독은 첼시의 110년사에서 가장 성공한 지도자다. 첼시의 모든 관계자들은 막대하게 공헌한 무리뉴 감독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인사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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