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4주기(12월17일)를 예년보다 차분하게 보내 내부적으로 어떤 사정이 있는지 관심이 쏠린다.
북한 매체는 18일 오전 9시 현재까지 김정일 국방위원장 4주기와 관련한 중앙추모대회 등 눈에 띄는 대규모 행사를 진행했다는 보도는 하지 않고 있다.
전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인민군 지휘관, 당·내각 간부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것과 김정일·김정은 부자 찬양 기사를 내보낸 것이 전부다.
관례로 북한이 1~3주기 당시 하루 전날이나 당일 추모대회를 개최하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상대적으로 소규모로 행사를 개최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지난해 3주기 당시 전역에서 3분간 추모 묵념을 하고 김정은 제1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 대규모 중앙추모대회를 개최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함경북도 소식통을 인용해 "중앙에서 올해는 추모대회를 하지 말라고 긴급 포치(지시)했다"며 "뜻밖의 지시에 사람들은 좀 어리둥절해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떠들썩하게 추모행사를 치르지 않은 것은 지난해의 '3년 탈상'과 같이 의미를 부여할만한 해가 아니고, '김정은 시대'가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4주기 행사를 이렇게 차분하게 했다는 것은 작년 3주기로 유훈통치를 사실상 마무리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그만큼 이미 김정은 시대에 본격 돌입했다는 것의 방증"이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작년은 특히 '3년 탈상'의 의미가 있었지만 올해는 정주년(5 단위로 꺾어지는 해)도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3년)탈상을 했기 때문에 북한이 이제는 새로운 김정은 시대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여기에다 이미 노동당 창건일(10월10일)을 기념해 대규모 행사를 치른 데 이어 내년 5월로 예정된 36년 만의 제7차 당대회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도 반영됐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 교수는 "현재 모든 역량을 7차 당대회에 집중하기 때문에 올해 4주기 행사는 일반적 기념행사로 치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대규모 추모대회 소식 없었다” 北,김정일 4주기 차분한 이유는
입력 2015-12-18 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