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거물’ 꿈꾸는 마윈, 홍콩SCMP 인수이어 명보 인수설

입력 2015-12-17 21:27
마윈 회장(왼쪽). 국민일보DB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인수한 데 이어 홍콩의 또 다른 유력 매체 명보(明報)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소문이 제기됐다. 중국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알리바바의 창업주이자 ‘대륙의 거부’ 마윈 회장이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미디어 거물’을 꿈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 화푸(華富) 재경망은 17일(현지시간) 호주 파이낸셜 리뷰지가 전한 명보 인수설로 명보 대주주인 세계화문(華文)매체(미디어 차이니스 인터내셔널) 주가가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호주 파이낸셜 리뷰는 이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알리바바가 명보와 캐나다 인쇄업체를 소유한 세계화문매체와 지난 7월부터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협상에 수개월이 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말레이시아의 목재 가공상인 화교 재벌 퉁휴킹이 소유하고 있는 세계화문매체 주가는 이날 장중 한때 37.6% 치솟으며 11.9% 오른 가격에 장을 마쳤다.

알리바바는 일단 명보 인수 협상설에 대해 부인했다.

명보는 중국에 대해 비판적이면서 홍콩 민주화를 옹호하는 성향의 중문 매체이다. 지난해 2월 명보의 케빈 라우 전 편집장이 출근길에 괴한으로부터 흉기로 공격을 당해 중상을 입기도 했다.

이번 명보 인수설은 알리바바의 SCMP 인수에 이어 중국이 지난해 홍콩의 ‘우산혁명’ 민주화 시위 이후 홍콩 언론매체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 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불거져 나왔다. SCMP에서도 최근 알리바바 인수에 따른 논조 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와 가까운 관계인 마윈 회장이 결국 중국에 편향된 시각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