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최씨(37세)는 식사도중 무심결에 열무김치를 씹었다가 깜짝 놀랐다. 치아가 너무 시려서 통증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거울로 확인해보니 송곳니 부근의 치아뿌리가 훤히 드러나 있었다. 최씨는 병원을 찾았고 생각지 못한 치은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아직 젊은 나이라 잇몸건강을 소흘히 했던 것은 아닌지, 최씨는 후회스러웠다.
시린이로 치과를 찾는 사람들은 갑자기 시린이 증상이 시작됐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치과 전문의들의 의견은 다르다.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니라 그동안 쌓여 왔던 잇몸병증이 나타난 것이라는 설명이다.
교대 룡플란트치과 김상희 원장은 “치아는 겉으로 보면 딱딱해 보이지만 안쪽에는 신경과 혈관으로 이루어진 치수가 있고 그것을 덮고 있는 무른 상아질이 있다. 이 상아질이 외부로 노출되어 있으면 치아가 시린 것을 훨씬 예민하게 느끼게 된다. 원인은 잇몸질환인 경우가 많다. 잇몸질환은 특별한 증상 없이 천천히 진행되어 못 느끼고 있다가 잇몸이 내려앉아 치아의 뿌리가 노출되거나 치아와 잇몸의 인접부근이 노출되는 순간 몹시 시리고 아프게 된다”고 설명한다.
흔히 풍치라고 불리는 잇몸질환은 서서히 진행된다. 음식을 먹고 나면 치아에 플라그(세균막)이 생기는데 이것을 오래 방치하면 치석이 된다. 치석은 치아와 잇몸사이를 들뜨게 하고 염증의 원인이 되어 잇몸뼈를 주저앉게 만드는데, 이때 치아 뿌리가 외부로 드러나는 것이다.
따라서 시린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먼저 잇몸부터 돌봐야 한다. 스케일링으로 치석을 제거하고 만약 치석이 심하다면 잇몸치료를 받아야 한다. 잇몸 깊숙이 박힌 치석까지 제거해야 잇몸염증을 예방할 수 있다. 치아가 드러난 부위는 레진으로 치아를 덮어씌우거나, 잇몸이식술을 해 드러난 부위를 덮어주면 한결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다.
그러나 치주질환이 심하다면 치아가 흔들리거나 빠질 수 있다. 이때는 치아를 뽑고 임플란트로 대처하는 것이 현명하다. 염증이 심한 치아를 방치하면 주변의 치아에도 염증이 생겨 더 많이 치아가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원 룡플란트치과 조익현 원장은 “치주질환이 심해 치아가 흔들리고 빠진다면 빨리 임플란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빠진 치아를 방치하면 치조골이 흡수되어 차후에 잇몸뼈를 이식해야 해 치료 과정이 길고 복잡해진다”고 조언한다.
예전에는 임플란트 시술을 할 때 마취 과정이나 치료기간이 길었던 점이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최근엔 기술을 발달로 빠르게 임플란트 치료를 마칠 수 있다. ‘즉시 임플란트’는 치아를 뽑고 난 후 발치와 뼈 이식, 임플란트 식립을 한번의 마취로 진행할 수 있어. 시술에 따른 부담이 적고 치료기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다.
그러나 즉시 임플란트는 발치와 동시에 인공치근을 잇몸뼈에 단단히 고정시켜야 하기 때문에 남아 있는 잇몸뼈의 양이 중요하다. 따라서 시술 전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과 검사를 통해 잇몸뼈의 양을 정확히 체크하고 시술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치주질환은 한번 생기면 돌이키기 어렵다. 내려간 잇몸을 끌어올릴 수 없는 만큼, 건강할 때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다. 평소 치아 관리가 중요하다. 플라그가 생기지 않도록 식후 3분 안에 꼭 양치질을 하도록 하고, 양치질을 할 때는 잇몸과 치아 경계에서 치아쪽으로 부드럽게 쓸어올리듯 한다. 좌우로 빠르게 양치하는 습관은 오히려 치아의 가장 약한 부분인 치경부를 마모시켜 치아를 더 시리게 만든다. 치석이 쌓였다면 바로 제거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6개월마다 한번씩 치과검진을 받고 치석을 제거하면 시린이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장윤형 기자
시리고 아픈 치아, 잇몸부터 관리해야
입력 2015-12-17 1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