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터넷 패러독스, 보급은 최곤데 자유는 안 최고… 페북지기 초이스

입력 2015-12-18 00:03
한국은 전 세계에서 인터넷이 가장 잘 되는 나라입니다. 2010년에도 세계 1등이었는데 올해에도 1등을 고수했습니다. 자랑스럽습니다. 그런데 정작 인터넷 자유도에서 한국은 ‘부분적 자유국’으로 세계 21위에 불과합니다. 바꿔 말하면 한국인들은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인터넷 환경을 갖추고도 정작 이를 자유롭게 즐기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누가 왜 우리의 자유를 억누르는 걸까요? 18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최근 유엔 산하 국제통신협회(ITU)는 한국을 전세계에서 인터넷 연결이 가장 잘 된 나라고 꼽았습니다.

ITU는 5년마다 정보통신기술 발전지수(IDI)를 발표하는데 우리나라는 올해 8.93포인트로 2010년(8.64)에 이어 1위를 지켰습니다.

덴마크(8.88)-아이슬란드(8.86)-영국(8.75)-스웨덴(8.67)-룩셈부르크(8.59)-스위스(8.56)-네덜란드(8.53)-홍콩(8.52)-노르웨이(8.49) 등이 2~10위에 올랐습니다. 일본은 8.47로 11위이네요.

IDI는 인터넷 평균속도와 100명당 고정 인터넷 구독자수, 컴퓨터를 가진 가정집 수 등을 총합해 10점 만점으로 합산됐습니다.

인터넷과 관련한 또 다른 중요한 지수가 있습니다. 바로 프리덤하우스가 매해 발표하는 인터넷 자유도(Freedom on the Net)입니다.


프리덤하우스는 전 세계 민주주의와 인권수호 활동을 벌이는 미국의 비영리단체로 전 세계 각 국의 자유상황과 언론자유, 인터넷 표현의 자유 등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올해 발표된 인터넷 자유(Freedom on the Net 2015) 결과를 볼까요? 한국은 조사 대상 65개국 중 21에 그쳤습니다. 점수가 0에 가까울수록 자유롭고 100에 가까울수록 부자유스러운 것인데, 한국은 34점으로 ‘부분적 자유국(Partly Free)’으로 분류됐습니다.

1위는 아이슬란드(6)이고 2위는 에스토니아(7)입니다. 그 뒤를 캐나다, 독일, 호주, 미국, 일본, 이태리, 프랑스, 조지아 등이 잇고 있습니다.


한국은 아르헨티나(13위·27), 필리핀(13위·27), 남아공(13위·27), 브라질(17위·29), 케냐(17위·29)는 물론 콜롬비아(19위·32), 나이지리아(20위·33) 보다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우간다(23위·35)를 간신히 제친 수준이네요.

우리 네티즌들은 이 자료를 돌려보며 한숨을 쉬고 있습니다.

인터넷이 가장 잘 되는 나라인데 정작 그 자유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받으니 말이죠.

한 네티즌은 “잡아갈까봐 댓글도 못쓰는 나라. 인터넷 보급은 세계 최강인데 인터넷 자유는 필리핀, 콜롬비아 보다 못하다니 인터넷이 정치적으로 탄압받고 있다는 증거”라고 비판했습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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