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당면 알루미늄 함량 EU 기준 최고 9배

입력 2015-12-17 16:25
시판 중인 당면에 함유된 알루미늄 함량이 유럽연합(EU)의 기준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 유통 중인 밀가루, 커피, 당면 등 106개 제품을 대상으로 알루미늄 함량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106개 제품 중 당면 제품군 7개 제품에서 11.36~94.27㎎/㎏의 알루미늄이 검출됐다. 평균 함유량은 48.37㎎/㎏으로 EU의 면류 제품 알루미늄 함량 기준(10㎎/㎏)보다 5배 가까이 많았다. 알루미늄 최다 검출 제품의 경우 EU 기준 대비 검출량이 9배 이상이었다. 당면을 주원료로 하는 분식류의 알루미늄 함량 역시 EU 기준을 훌쩍 넘겼다. 김말이, 만두 등 분식류 10개 제품군의 알루미늄 함량은 44.72㎎/㎏로 당면 평균과 비슷했다.

제과·제빵 시 밀가루 반죽을 부풀리는 데 쓰는 베이킹파우더는 황산알루미늄칼륨 등 알루미늄 함유 첨가물을 사용한 제품이 산성피로인산나트륨 등 대체재를 사용한 제품보다 알루미늄 함량이 훨씬 높았다. 황산알루미늄칼륨을 쓴 베이킹파우더의 알루미늄 함량은 2만663~4만9017㎎/㎏이었고 산성피로인산나트륨을 쓴 베이킹파우더의 알루미늄 함량은 6.9㎎/㎏이었다. 단 베이킹파우더는 소량만 쓰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따로 사용량 제한을 두지는 않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106개 제품 중 104개 제품에서 알루미늄이 검출됐지만 베이킹파우더를 제외한 밀가루 및 커피 관련 제품군의 평균 함량은 3.14㎎/㎏으로 비교적 안전한 수준이었다.

알루미늄은 알츠하이머병과의 연관성을 경고하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는 등 잠재적 위험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물질이다. EU 등에선 특정 식품 내 알루미늄 함량 조사 등을 토대로 알루미늄 관련 법규 및 기준을 제·개정하는 등 안전 관리를 강화하는 추세에 있다.

소비자원은 알루미늄 섭취로 인한 잠재적인 부작용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알루미늄 함량이 높게 나타난 베이킹파우더와 당면 제조업체에 알루미늄 저감화 방안을 강구하도록 권고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우리 국민의 하루 평균 알루미늄 섭취량을 알루미늄 주간섭취허용량과 비교했을 때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당면 등 일부 제품군의 알루미늄 함량은 EU의 기준을 상회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