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자영업자의 무덤이다. 노동가능 인구의 무려 28%가 자영업자로 OECD 평균의 2배에 이른다. 치킨집 미용실 식당 카페 등의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이 심해 평균 가게 존속기간이 1.7년에 그친다. 임대료가 높은 서울은 자영업자의 고충이 더 심하다. 특히 건물주와 월세 및 권리금 분쟁을 벌이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현실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맘상모’를 아느냐고 물었다. “맘 놓고 편히 장사하고픈 상인들 모임”이라고 했다. 이어 맘상모가 서울시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임차상인의 권리 내용을 담은 유튜브 동영상을 링크했다. 박 시장은 “오죽 임차상인으로서 설움과 고통이 컸으면 이런 단체까지 만들었겠어요?”라고 물었다.
박 시장은 17일 페이스북에 “임대료가 자꾸 올라가니까 최근 뉴욕시장이 상한선을 정했다는 뉴스가 있었다”라며 “그런데 우리는 법률상 서울시장이 마음만 아프지 뉴욕시장처럼 권한이 전혀 없다”라고 했다. 문장의 주술관계 쯤은 신경 쓰지 않고, 내용 전달에 치중하는 게 박 시장의 작문법이다.
박 시장은 이어 “장사해서 입에 풀칠 할만 하면 쫓겨나거나 임대료 인상을 감내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건물주의 “아들이 제대해서” “사위가 실직해서” 등등의 사유로 나가달라는 통보. 뒤이은 명도소송 등으로 임차상인이 쫓겨나는 현실은 여전하다.
박 시장은 “시민은 절망의 삶을 이어가고 있는데, 늘 정파로 싸우기만 합니다”라고 말했다. 싸우는 주체가 누구인지는 명시하지 않았는데, 정부여당 혹은 야당을 포함한 정치권 전체를 일컫는 듯 하다. 그는 “경제적 약자를 위해 서울시가 뭔가 하려고 최선을 다하지만 무력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그나마 임차인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임차상인의 권리’라는 책을 내고 동시에 영상물을 내 예방교육도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임차상인들이 무작정 쫓겨나지 않는 방법을 설명하는 예방교육, 막무가내 거리로 나앉지 않을 권리를 말해주는 내용이다. 이 기사에도 영상을 첨부한다. 박 시장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라고 마무리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영상] “맘상모를 아시나요?” 자영업자의 무덤에서 박원순이 묻다
입력 2015-12-17 15:48 수정 2015-12-17 1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