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로 병합된 크림반도 인근 흑해 해역의 석유시추선 주변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군함들이 대치하는 상황이 발생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타스 통신 등이 16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 15분(모스크바 시간)께 크림반도 인근 해역에 정박중이던 크림공화국 에너지 회사 체르노모르네프테가스의 시추선에 우크라이나 군함이 접근했다고 크림 주둔 러시아 국경수비대 공보실이 밝혔다.
우크라이나 군함 함장은 무선 교신을 통해 시추선 타브리다 선장에게 승조원과 정박 목적 등에 대한 자료를 요구했으나 선장은 우크라이나 측이 이같은 자료를 요구할 권리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했다고 공보실은 전했다.
이후 우크라이나 군함은 다시 인근 골리친스크 해상 유·가스전에 설치된 체르노모르네프테가스의 다른 시설물에 접근해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하는 등 도발행위를 했다.
이에 러시아 국경수비대는 러시아의 시추 시설을 보호하고 경제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시추 시설들이 있는 해역으로 경비함을 파견해 순찰을 벌이고 있다고 공보실은 설명했다.
시추 시설 주변에는 여전히 우크라이나 군함 2척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두 나라 군함 간에 군사적 충돌이 생길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 측은 앞서 지난 14일 흑해함대 소속 군함들의 호위 아래 체르노모르네프테가스 소유의 타브리다 시추선 2척을 우크라이나 영토인 오데사에서 가까운 대륙붕 유가스전에서 크림 인근 수역으로 옮긴 바 있다. 시추선에 대한 테러 위협이 고조됐기 때문이란 이유에서였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러-우크라 군함, 크림 인근 흑해 해역서 대치…긴장 고조
입력 2015-12-16 2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