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군 어르신 친목단체 1655만원 장학금 기탁, 50년 전 약속 지켜

입력 2015-12-16 19:45
진도군 녹수계 이태욱 이사장이 지난 15일 진도군청을 방문해 이동진 진도군수(오른쪽)에게 장학금 1655만원을 기탁하고 기념촬영했다. 진도군 제공

전남 진도군의 한 어르신 친목단체가 50년 전에 결성하면서 지키기로 한 장학금을 기탁해 화제다. 50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일부 어르신들은 고인이 됐지만 군의 발전을 위해 청년시절에 뭉쳤던 값진 약속은 굳게 지켜져 세간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16일 진도군에 따르면 진도군 녹수계(이사장 이태욱) 회원들이 지난 15일 진도군청을 방문해 진도군인재육성장학회에 장학금 1655만원을 기탁했다.

이번 장학금 기탁은 진도군 청년 135명으로 구성된 녹수계 회원들이 1965년 10월 모임을 발족하면서 약속한 기금이다. 이들은 당시 한달에 100원씩 회비를 적립해 2년 동안 모두 40만원을 모아 50년 뒤에 장학금으로 기탁할 것을 약속했다. 이 금액이 현재 이자 수입을 더해 무려 1655만원이 된 것이다.

지금은 80대의 고령인 녹수계 회원들은 당시 조도면을 제외한 진도군 6개 읍·면 이장과 농협조합장, 공무원 등 고향의 뜻있는 청년들이었다. 현재 회원 대부분이 돌아가시고 20여명 가량 생존해 있다.

이들은 이스라엘을 태동시키는데 모태가 됐던 키푸츠 운동을 교훈 삼아 진도군 농촌부흥운동을 목적으로 녹수계를 창립했다.

녹수계 이태욱 이사장은 “많은 회원들이 고인이 돼 현재 몇 분 남지 않아 안타깝지만 생존해 있는 사람들이 뜻을 모아 고향의 인재육성을 위해 장학금을 기탁하게 돼 기쁘다”면서 “50년전 청년 시절 회원들이 고향 인재육성을 위해 함께 모은 뜻이 이제야 실현할 수 있어 다행이다”고 말했다.

진도=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