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분 터진 세월호 유족 “이럴 거면 청문회 왜 합니까”

입력 2015-12-16 19:20 수정 2015-12-16 19:24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1차 청문회가 열린 서울 중구 YWCA 대강당. 증인석 뒤편 방청석에 유가족들이 앉았다. / 사진=구성찬 기자

“뻔한 질문에 뻔한 답변” 야유·항의

참석하지 않는다던 이주영 전 해양장관 증인 참석


“유족 분들의 불만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제 어떤 점이 마음에 안 드십니까.” (김선혜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지원소위원장)

“(증인의) 눈을 보고 이야기해요. 국어책 읽듯이 준비해온 거만 읽으면 어떻게 합니까.” (유족)

세월호 특조위가 마련한 진상규명 청문회 마지막 날인 16일 서울 중구 YWCA회관은 특조위의 안이한 준비를 비판하는 목소리로 가득했다. 뻔한 질문과 답변이 이어진다며 유족들은 답답함을 호소했다.

청문회에는 당초 참석하지 않는다던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자리해 사고 당시 팽목항 등에서 피해자 지원 조치가 적절했는지에 대한 질의가 이뤄졌다. 오후 2시, 김선혜 위원이 준비해온 질의서를 읽기 시작했다.

1시간가량 사고 당시 해수부의 보고체계 등 기존에 알려진 내용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질문을 읽고 답변을 듣는 과정이 반복됐다. 불만이 쌓인 유족들은 간간이 야유를 보냈다. 유족 10여명이 “초등학교 국어시간이냐”고 외치며 항의의 뜻으로 퇴장하기도 했다.

오후 2시40분쯤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위원장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증인한테 내용을 확답 받지 말고, 왜 상황이 그렇게 됐는지 명확한 이유를 짚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김 위원은 갑자기 신문을 중단하고 다른 위원에게 마이크를 넘겨버렸다.

이를 지켜보던 한 유족은 “이럴 거면 청문회는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14일부터 진행된 진상규명 청문회는 이렇게 성과 없이 막을 내렸다. 유족들은 논의를 거쳐 청문회에 대한 불만 등을 담은 성명을 발표키로 했다.

박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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