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크리스마스 즈음 하나님 품에 안긴 아들에게 뒤늦게나마 산타와의 추억을 선물해준 미국 아빠 사연이 인터넷을 울리고 있습니다. 부정에 감동한 백화점 산타 할아버지가 인터넷에 사진을 올려 세상에 알려졌는데요. 산타는 “크리스마스가 고통스러울 수도 있는 가족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했습니다. 아기 예수님이 탄생하신 크리스마스, 저 역시 들뜬 마음으로만 그날을 기다렸던 것은 아닌지 반성이 되더군요.
미국 조지아주 한 백화점에서 산타 분장을 하고 아이를 만나는 배우 캘럽 라이언 시그먼은 10일 자신이 무릎 위에 놓인 액자를 지긋이 쳐다보는 사진 한 장을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사진 속 신생아는 그 누구보다 환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산타’ 시그먼에 따르면 아기는 작년 이맘때쯤 하늘나라로 간 천사 아기 헤이든이라고 합니다. 헤이든은 태어난지 6개월이 채 되지 않아 죽었다네요. 만약 살았다면 지금쯤 산타 할아버지 품에 안겨 환하게 사진을 찍었겠지요. 이 사진은 헤이든 아버지 부탁으로 촬영됐다고 합니다.
이 사진은 SNS로 퍼졌습니다. 시그먼이 사진을 올린 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아 8만3000여회 ‘좋아요’를 받고 5만5000여건 공유됐습니다.
시그먼은 사진을 올리며 마지막에 이런 글을 적었습니다.
“이 사진을 공유하는 이유는 크리스마스가 어떤 가족에게는 견디기 힘들 정도로 힘든 시간일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서입니다. 아픔을 겪은 이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 그리고 그들에게 미소지어주세요. 친절합시다. 서로를 사랑하고요.”
헤이든 사연을 사진으로 접한 네티즌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헤이든과 비슷하게 아이를 떠나보낸 한 네티즌은 “가슴이 아프다”고 슬퍼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세상에서 가장 가슴 아프고 아름다운 산타 사진”이라고 했습니다.
아기 아빠인 대니얼은 아이 이름으로 만든 페이스북에 이런 감사 인사를 남겼습니다.
“모르는 사람에게도 이번 크리스마스 호의를 베풀어주세요. 대단한 일이 아니어도 됩니다. 때로는 미소와 인사만으로도 충분합니다”라고 말입니다.
크리스마스가 별로 즐겁지 않은, 아니 오히려 괴로운 이들에게 올해는 꼭 따뜻한 손길, 환한 미소를 선물하는 건 어떨까요.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