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성류굴서 신라시대 금석문 발견, 38자 판독 가능

입력 2015-12-16 16:20
경북 울진군 근남면에 있는 성류굴(천연기념물 제155호)에서 바위에 새겨진 신라시대 금석문이 발견돼 학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홍국 경주 위덕대 박물관장은 성류굴 입구 위 바위에서 명문을 발견해 조사한 결과 543년(진흥왕 4년)에 새긴 것으로 추정했다.

가로 30㎝, 세로 20㎝ 석회암 면에 세로로 7행 38자가 새겨져 있다.

한 글자의 크기는 가로 3㎝, 세로 4㎝ 정도로 해서체로 음각됐다.

‘癸亥年三月/ 八日○丑付智/ 大奈麻未○○/ 此時我沂大思/ ○古(또는 右)五(?)持○/ 知人夫息(또는 見)信/ 刀○○咎○'

연대를 말해주는 첫 번째 행은 비교적 또렷하다.

읽을 수 있는 글자는 30자이고, 나머지는 석회암 종유가 흘러내려 글자 획의 일부를 덮거나 표면이 없어져 판독이 어렵다. 명문 후반부도 해석이 어렵다.

신라 진흥왕 4년(543년) 3월 8일에 ○축부(○丑付) 대나마(大奈麻, 신라시대 17관등 중 10번째에 해당하는 경위(京位))가 성류굴에 왔다가 남긴 내용으로 보인다.

명문은 신라 중고기 금석문 기재 방식은 직명(職名)+부명(部名)+인명(人名)+관등명(官等名) 순인데, 직명과 출신 부명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대나마라는 관등명이 울진 봉평리 신라비(국보 제242호)와 같고, 간지(干支)부터 시작된다는 점에서 계해년이 543년일 가능성이 크다고 박 관장은 설명했다.

특히 신령한 경승지를 방문한 사실을 명문으로 남겼다는 점에서 울주 천전리 각석(국보 제147호) 명문과 유사한 성격을 가진 것으로 추정했다.

박 관장은 “정밀조사를 통해 글자를 모두 판독해 내용을 해석하면 6세기 신라 관등과 지방통치 등 신라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울진=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