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에서 20대 직원까지 희망퇴직 대상자가 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입사 5년차 사원이 사내의 부조리한 실정을 고발했다.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는 28세에 희망퇴직을 권고 받은 A씨가 출연해 “(회사가) 협박조로 사람들을 겁박해서 못 견디고 나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희망퇴직을 거부하는 직원들을 ‘노무교육’이라는 명목으로 회사에서 쫓아냈다. 교육장에선 휴대전화를 반납해야 하고 화장실마저 갈 수 없었다.
A씨는 “화장실을 또 가면 경고장을 발부한다는 식의 겁박도 있었다. 저희가 너무 뭐라고 하니까 이제 허락 형식으로 바뀌었다”며 “지정좌석을 만들어서 한 사람씩만 앉을 수 있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회사에 갈 일이 있었는데 회사 출입 카드를 전부 통제해서 회사에 들어갈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입사한 지 5년이 다 되어간다는 A씨는 “퇴직이란 말을 듣고 막막했다. 서른 넘어서 어디에 또 취직해야 하나 생각했다”며 “이게 막 가정을 이룬 형들은 울더라. 면담자에게 부당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먹히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또 “(희망퇴직 대상자라는 사실을) 부모님에게 아직 말 못했다”며 “입사한 뒤에는 일해서 가정 꾸리고 열심히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컸는데 계획했던 길이 옆으로 가는 것도 아니고 아예 막혀버렸다”고 토로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8일부터 연령제한 없이 국내 사무직 300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고 있다. 올해 들어 네 번째 희망퇴직 접수다. 여기에 23세 여직원, 지난해 입사한 신입사원까지 신청서를 냈다고 알려지면서 비난이 커지자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16일 “새벽에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두산 입사 20대 “희망퇴직 겁박… 화장실도 못가게 해”
입력 2015-12-16 13:43 수정 2015-12-16 1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