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8000억원 대출 사기를 저지르고 해외로 도주했다가 최근 송환된 통신장비업자 전주엽(49)씨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철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전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전씨는 2008년 5월~2014년 1월 KT ENS에 휴대전화 등을 납품하는 것처럼 허위 매출채권을 만든 뒤 이를 담보로 전국 15개 은행에서 457차례 모두 1조7927억원을 대출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전씨는 납품 서류를 위조해주는 등 범행을 공모한 KT ENS 시스템영업본부 부장 김모(53)씨에게 법인카드를 제공하는 등 83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상납했다.
전씨는 수사가 본격화된 지난 2월 남태평양 섬나라 바누아투로 도피했다가 지난달 17일 현지 수사당국에 체포돼 국내로 송환됐다.
검찰은 전씨가 대출금을 돌려 막기 식으로 갚으면서 최종 상환하지 않은 피해액을 2894억원 가량으로 집계했다. 전씨는 이 가운데 120억원을 도박자금, 고급 승용차 구입 등 개인적으로 썼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그는 도피 기간 고급 단독주택에서 거주하고 명품을 구하는 등 호화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씨가 나머지 범죄수익도 일부 차명계좌 등에 은닉한 단서를 잡고 수사하고 있다. 먼저 기소된 김씨는 지난 2월 항소심에서 징역 17년을 선고받고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남태평양 바누아투서 검거한 1조8000억 대출사기범 구속기소
입력 2015-12-16 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