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적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한국 대기업에서 신입사원까지 희망퇴직에 포함시키는 건 너무하다는 의견이 결국 반영됐다. 두산 인프라코어 사원 대리급 희망퇴직 실시에 분노한 여론을 듣고 두산그룹 박용만 회장은 16일 “새벽에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날 공정거래위원장을 초청해 서울 대한상의 국제회의장에서 아침을 먹으며 말씀을 듣는 자리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희망퇴직에 신입사원까지 포함하는 것은 좀 아니다”라며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 보호조치를 하라고 오늘 새벽에 지시했다”라고 말했다. 지시를 한 대상은 두산 인프라코어 임원들인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건설기계업의 불황에 대해 이야기한 뒤 “그룹 차원에서 인프라코어 인력을 최대한 흡수하려고 애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희망퇴직이 필요하다고 보고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여기서도 보고를 한 주체는 계열사 임원들인 것으로 파악된다.
박 회장은 “대책을 만들라고 지시했고, 앞으로 대책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책을 만드는 것 역시 계열사 임원들로 보인다. 회장 직위는 그들의 보고를 듣고 지시를 내리는 자리임을 알 수 있다.
박 회장의 지시로 사회 초년병이 다수인 입사 1~2년차는 희망퇴직 대상에서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 인프라코어는 올해에만 3차례 퇴직프로그램을 실시했으며 최근 사원 대리급을 포함한 사무직 3000명 전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아 ‘사람이 미래다’라는 기업의 광고와 매우 어긋난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두산 인프라코어의 희망퇴직…박용만 회장 “신입사원은 제외 지시”
입력 2015-12-16 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