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脫)지역·이념경쟁 정당 시대 도래?” 안철수 중도 야당 대 문재인 진보 야당

입력 2015-12-15 17:01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면서 정치권에서는 야당이 진보성향과 중도성향 등 이념에 따라 재편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과거 각각의 지역주의에 기댄 야당 경쟁시대를 벗어나, 이념지향성을 기준으로 야당이 재편해서 정립되는 새로운 구도의 출현 가능성이다.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새정치연합 주류와 그 지지자들은 대체로 진보 성향을 보이는 반면, 안 전 대표를 비롯해 탈당을 저울질하는 비주류 인사들은 중도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이념 차이야말로 주류진영과 비주류진영의 갈등에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안 전 대표는 지난 10월 자체 혁신안을 발표하면서 부정부패 척결, 인재영입과 함께 '낡은 진보 청산'을 내걸고 주류진영과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 인사들을 비판했다.

당시 안 전 대표는 "당에 배타적이고 패권적 문화가 가득차 있으며 운동권 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자신은 선, 상대는 악이라는 흑백논리로 강경투쟁을 일삼고 있다"고 강경 진보노선을 규탄했다.

안 전 대표에 이어 탈당 의사를 밝힌 황주홍 의원 역시 14일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당의 이념과잉 정치, 나라의 균형발전을 도외시한 정치가 탈당의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안 전 대표나 탈당파가 구상하는 새로운 정치세력은 문 대표를 중심으로 한 새정치연합의 진보성향과 확실히 구별되는 중도노선을 걸으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SBS라디오에 나와 "안 전 대표가 지향하는 신당은 2012년 대선에서 새누리당을 찍은 유권자를 상당 부분 가져올 수 있는 정당"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 전 대표로서는 김한길 전 대표 등과 함께하고, 큰 그림 속에서 천정배 의원도 가담하는 것을 구상하고 있을 것"이라며 "특히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안 전 대표 측에 합류해) 사람들을 엮어낸다면 총선에서 상당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야당은 진보를 지향하는 유권자뿐 아니라 현 정권에 회의를 느끼는 야권 지지자까지 포괄해 외연을 넓혀야 하는데, 현재 구조로서는 문 대표가 이끄는 새정치연합은 외연 확장이 어렵다"면서 중도층의 지지는 안 전 대표에게 쏠릴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새정치연합 뿐 아니라 여권의 중도성향 인사까지 안 전 대표 측에 합류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야권 관계자는 "이 경우 기존의 보수-진보 구도를 넘어선 중도지대의 정치세력이 형성되며 정치지형이 크게 바뀔 것"이라며 "다만 야당을 향한 민심의 지지가 워낙 불안한 상황에서 여권 인사의 합류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