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다 마오(25·일본)가 숨고 싶었던 것일까. 2015-201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꼴찌의 수모를 당한 아사다가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모두 가리고 귀국했다.
15일 일본 산케이스포츠에 따르면 아사다는 전날 오전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으로 귀국하면서 일본빙상경기연맹 관계자들로부터 잠깐의 환대를 받고 서둘러 입국장을 빠져나갔다. 기자들과의 만남도 거부했다.
국제대회를 마치고 귀국할 때마다 공항 입국장에서 즉석으로 인터뷰하거나 기자회견을 열었던 과거와는 반대의 모습이다. 산케이스포츠가 공항에서 카메라로 포착한 아사다는 모자를 푹 눌러쓰고 마스크로 얼굴의 대부분을 가리고 있었다. 거의 복면 수준으로 얼굴을 모두 가렸다.
연맹 관계자들의 환대를 받은 점에서 극비리의 귀국을 시도했다고 보긴 어렵지만 지금의 모습을 팬들에게 드러내거나 입장을 밝힐 계획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사다는 지난 1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폐막한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쇼트프로그램 69.13점, 프리스케이팅 125.19점을 합산한 최종 점수 194.32점을 기록했다. 한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의 결승전인 파이널에 출전한 선수 6명 중 최하위로 밀렸다. 그랑프리 파이널 통산 4회 우승으로 이리나 슬루츠카야(36·러시아·은퇴)와 함께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한 아사다에겐 굴욕적인 성적표다.
아사다는 모든 일정을 변경하고 지난 13일 짐을 꾸려 귀국했다. 귀국 당일 열린 갈라쇼도 불참했다. 피겨스케이팅은 대회를 마칠 때마다 선수의 화합과 팬 서비스 차원으로 갈라쇼를 개최하지만 아사다는 이런 무대를 거부했다. 일본 피겨스케이팅대표팀은 아사다의 조기 귀국에 대해 “위장염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사다를 향한 격려가 많았다. 한때 빗발쳤던 비난 여론은 조금씩 사그라지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 네티즌들은 산케이스포츠의 기사 아래에 “패자가 죄인은 아니다” “숨지 마라. 파이널 진출자의 자부심을 가져라” “후배들의 성장을 느긋하게 지켜보라”고 응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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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2-15 14: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