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 농도가 10㎍/㎥씩 높아질수록 급성 심정지(心停止) 발생률이 1.3%씩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국내 환경 기준인 일평균 50㎍/㎥이상인 날은 10㎍/㎥이하인 날에 비해 급성심정지 발생률이 13%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오세일 교수는 분당서울대병원 강시혁 전임의와 함께 이 같은 연구결과를 국제심장학회지 ‘인터네셔널 저널 오브 카디올로지’(IJC) 최근호에 발표했다고 15일 밝혔다.
최근 중국발 스모그로 국내에서도 대기오염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대기오염의 주범인 초미세먼지가 호흡기 질환에 악영향을 준다고 알려졌지만, 이번연구에 따르면 급성심정지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급성심정지란 심장 박동이 중지하여 사망에 이르는 상태로, 심장질환 자뿐만 아니라 평소 건강한 사람에게도 갑자기 올 수 있다.
오 교수팀은 2006~2013년 서울에서 발생한 급성심정지 2만1509건을 당일 초미세먼지 농도와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초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급성심정지가 1.3%씩 증가했다.
각종 대기오염 물질 중에서도 초미세먼지가 급성심정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는데,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당일보다는 1~2일 후에 위험률이 가장 높았다.
여성보다는 남성이, 젊은 사람보다는 60세 이상의 고령 인구가, 정상인 보다는 고혈압, 당뇨 등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이 초미세먼지에 따른 위험률이 높았다.
오 교수팀은 국내 초미세먼지 환경 기준을 지금보다 더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초미세먼지 환경기준은 연평균 25㎍/㎥, 일평균 50㎍/㎥이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50μ㎍/㎥이하인 날은 대기오염 수준을 ‘보통’으로 본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권고기준인 연평균 10,㎍/㎥ 미국의 환경 기준인 연평균 12㎍/㎥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이번 연구결과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50㎍/㎥ 이상인 날은 10㎍/㎥ 이하인 날에 비해 급성심정지 발생률이 무려 13%나 증가했다.
오 교수는 “초미세먼지는 지름이 2.5㎛ 미만의 초미세 먼지입자이기 때문에 호흡기 뿐 아니라 혈관으로도 흡수되어 뇌졸중이나 심장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급성심정지는 발생 시간과 방식을 예측하기 어렵고 전조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조증상이 있더라도 짧은 전조증상 후에 발생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초미세먼지 농도 10㎍/㎥ 높을수록, 급성심정지 발생률 1.3% 증가
입력 2015-12-15 15: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