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 구명조끼가 왜 해경에?” 나오지 말라던 세월호 승무원의 의문

입력 2015-12-15 11:16
사진=국민일보 DB

세월호 참사 당시 ‘가만히 있으라’는 내용의 선내 방송을 했던 승무원이 처음으로 언론과의 인터뷰를 했다. 그는 대기 방송밖에 할 수 없었던 상황을 전하며 300명을 죽였다는 비난에 대한 심경을 털어놨다. 더불어 세월호 참사 당시 풀리지 않은 미스테리들을 나열했다.

시사인은 15일 세월호 참사 당시 선내 방송을 했던 강혜성(34)씨와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강씨는 승객과 함께 했던 승무원 중 유일한 생존자인데다 사법처리를 받지 않은 유일한 승무원이다.

그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1등 항해사가 아니면 퇴선 명령을 내릴 수 없다”며 “사무장한테 물었을 때 안전 안내방송을 하라고 지시받았다. 현재 위치에서 움직이지 말라거나 구명조끼를 전달 모두가 입을 수 있게 방송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배가 기울어진 상황에서 움직이면 2차로 다칠 수 있어 자신으로선 최선의 방송이었다”고 말하면서도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 해경에 구조돼 죽다 살아났다. 표면적으로는 내가 제일 나쁜 놈이다. 방송 때문에 300명이 죽었다. 사람들에게 과정은 중요하지 않다”는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퇴선 또는 대피 명령이 없어 대기할 수밖에 없었지만 안내데스크 서랍이 쓸려나가는 충격을 감지하고 자신의 휴대전화로 해경에 직접 신고를 했다는 사실을 전했다.

강씨는 “(4월16일) 8시48분에 내가 직접 휴대폰으로 해경에 신고했다. 진도와 추자도 사이니 빨리 와서 구해달라고 했다. 또 인천, 제주 사무실에도 사고가 났다고 이야기 했다. 그리고 나서 해경이 구조하러 오고 있으니 대기하라고 방송했다”고 매체에 말했다. 이어 “10분 뒤 헬기 소리를 듣고 해경이 온 것을 알게 됐다. 헬기가 왔으니 침착하게 대기하라는 뉘앙스로 방송을 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대피 방송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내가 정확하게 판단 할 수는 없다. 지시가 올 때까지 계속 대기하고 있었다. 선원법에 대피나 퇴선명령은 선장 부재 시 1등 항해사가 하게 돼 있고 하급인 안내소 직원이 퇴선 방송을 하면 선장에 대한 월권행위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세월호에 대한 풀리지 않은 의문이 너무 많다는 데 공감했다. 특히 해경이 왜 승객은 구조하지 않고 선원들만 구조했는지, 퇴선 명령은 해경이라도 와서 하는 게 정상인데 안 이유가 무엇인지, 밖으로 나온 승객도 없는데 왜 구명장비는 터뜨렸는지, 해경이 조타실에 올라가서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이유가 뭔지, 해경과 조타수는 왜 뛰어내렸는지, 선원의 구명조끼가 해경의 것으로 왜 바뀌었는지 등이 의문이라는 입장이었다.

그는 “한 시간이면 70%는 구조했을 텐데 왜 (해경이)선원만 데리고 나갔고 조타실에 들어간 해경 한명은 뭘 했을까?”라고 의문을 품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