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김완욱 교수팀, 류마티스관절염 유발 유전자 변이 발견

입력 2015-12-15 15:37
서울성모병원 김완욱 교수와 가톨릭의대 정연준 교수 및 정승현 황성혜 연구원(왼쪽부터).

특정 유전자를 활성화시켜주는 방법으로 류마티스 관절염을 치료하는 새로운 길이 열리게 됐다.

서울성모병원은 류마티스내과 김완욱 교수가 가톨릭의대 정연준 교수팀과 공동으로 류마티스 관절염 발병 시 대표적 현상인 T임파구 이동에 관여하는 새로운 유전자 변이 및 조절기능을 규명하는데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전 인구의 1% 내외에서 발생하는 만성염증질환으로 염증세포 중 T 임파구가 관절 내에 비정상적으로 이동하는 특징을 지닌다. 그러나 아직까지 왜 T 임파구가 관절 내에 모여들어 자신의 관절을 파괴하는지 뚜렷한 원인을 몰랐다.

김 교수팀은 유전자 복제수가 이 병리 현상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가설 하에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764명과 정상인 1224명 등 총 1988명을 대상으로 인간 염색체 전체의 유전자의 복제수를 조사했다.

그 결과,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경우 건강한 대조군에 비해 ‘류코사이트 스페시픽 프로테인1(LSP1)이라는 유전자의 결손 변이가 눈에 띄게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LSP1은 백혈구 표면에 있는 단백질중 하나로, 그동안 류마티스 관절염 등 자가면역 이상질환과의 관련성이 전혀 알려지지 않은 물질이다.

그러나 김 교수팀은 LSP1 유전자의 결손 변이가 있는 경우 임파구에 이 단백질의 발현(농도)이 저하되면서 류마티스 관절염이 생기는 것으로 봤다.

흥미롭게도 이는 후속 연구결과 백인(유럽계 미국인) 류마티스 관절염환자에서도 동일하게 재현되어 LSP1 유전자의 결손이 아시아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게만 국한돼 나타나는 현상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김 교수팀은 쥐 실험을 통해 이를 입증했다. 이 실험에서 LSP1 유전자가 결핍된 쥐는 LSP1 유전자가 정상인 쥐에 비해 관절 붓기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증가된 상태였고, 그로 인해 관절 두께도 눈에 띄게 두꺼워져 있었다. 이는 LSP1 억제를 유도한 마우스에서도 T임파구의 관절 내로의 이동이 증가하고 염증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나 관절염이 악화됐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향후 LSP1 유전자를 표적으로 삼아 활성화시켜주면 류마티스 관절염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11월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