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미 바디 성격 좀 보소”… 싸움꾼 코스타도 깨갱

입력 2015-12-15 08:46 수정 2015-12-15 09:12
언쟁을 벌인 두 선수 가운데 파란 유니폼이 제이미 바디. 흰 유니폼은 디에고 코스타 / 중계방송 영상 발췌

싸움꾼 디에고 코스타(27·첼시)도 다혈질 악동 제이미 바디(28·레스터시티) 앞에선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다. 신장에서 10㎝나 큰 코스타가 얼굴을 들이밀고 싸움을 걸었지만 바디는 물러서지 않고 고함을 질렀다. 먼저 피한 쪽은 코스타였다.

바디는 15일 영국 레스터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첼시를 2대 1로 격파한 2015-2016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전 시작 20초 만에 코스타를 슬라이딩태클로 넘어뜨렸다. 바디의 선제골로 레스터시티가 1대 0으로 앞선 상황이었다. 전반전 내내 레스터시티의 골문을 열지 못하고 후반전에 돌입한 코스타의 입장에서 바디의 거친 태클은 불붙은 마음에 기름을 쏟은 꼴이었다.

코스타는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올 시즌 들어 장·내외에서 충돌이 많아 싸움꾼으로 불리는 코스타가 참을 리도 없었다. 코스타는 바디에게 달려가 몸을 밀착하고 싸움을 걸었다. 항의보다는 도발에 가까운 행동이었다. 코스타의 신장은 188㎝, 체중은 85㎏다. 신장 178㎝, 체중 76㎏으로 상대적으로 왜소한 바디의 입장에선 위협적일 수밖에 없는 체구다.

하지만 바디는 물러서지 않았다. 슬라이딩태클로 코스타를 넘어뜨리고 항의를 받으면서 되레 고함을 지르며 되받았다. 코스타는 몇 차례 도발을 걸다가 물러섰다. 지난 9월 22일 리그 6라운드에서 아스날 수비수 로랑 코시엘니(30)의 얼굴을 손으로 짓뭉개고 지난달 29일 토트넘 핫스퍼와의 리그 14라운드에서 조제 무리뉴(52) 감독에게 조끼를 벗어 팽개친 싸움꾼 코스타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바디는 코스타에게 결코 밀리지 않는 다혈질 싸움꾼이다. 공장 근로자를 병행하며 무명시절을 보냈던 6년 전 청각장애를 가진 친구를 괴롭힌 무리를 때려 6개월간 전자발찌를 착용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지난 7월엔 레스터 시내 카지노에서 국적이 알려지지 않은 아시아계 손님과 도박하던 중 이길 목적으로 일본인 비하 발언 ‘잽’(Jap)을 연호해 도발한 사실을 언론에 들켜 사과했다.

코스타는 바디와 몇 차례 언쟁을 벌이고 뒤로 물러서 주심을 바라봤다. 주심은 바디에게 옐로카드를 꺼냈다. 비록 경고를 받았지만 전반 33분 선제골을 넣어 레스터시티를 승리로 이끈 바디는 코스타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바디는 지금 프리미어리그 득점 부문에서 15골로 단독 선두다.

소속팀도 웃었다. 레스터시티는 중간 전적 10승5무1패(승점 35)로 단독 선두를 탈환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한 첼시는 4승3무9패(승점 15)의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면서 16위에 머물렀다. 강등권인 18위 노리치시티(승점 14)와의 승점 차는 고작 1점이다. 언제든 강등권으로 추락할 수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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