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14일 탈당 이후 첫 공개행보에서 자신을 애플 창업주 스티브 잡스에 비유하며 '권토중래'의 결기를 드러냈다.
안 의원은 이번 주 부산과 광주를 잇따라 방문하는 것을 시작으로 향후 전국을 순회하며 민심을 청취하기로 하는 등 두 번째 독자 세력화를 위한 걸음을 재촉하고 나섰다.
안 전 대표는 이날 탈당 이후 첫 공식일정으로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아파트 경로당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스티브 잡스가 애플 창업주였는데 존 스컬리 대표에게 쫓겨났다. 그 다음은 스티브 잡스 몫인 거죠. 그 다음 결과들은"이라고 말했다.
이는 자신의 탈당을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서 쫓겨났다가 재기한 사례에 비유하며 향후 각오를 언급한 것으로 해석됐다.
잡스는 1976년 스티브 워즈니악과 애플을 창업해 회사를 성공가도에 올렸으나 1985년 자신이 영입한 CEO 존 스컬리에 의해 축출됐고, 이후 경영난을 겪던 애플에 복귀해 아이팟·아이폰을 대성공시키며 애플을 세계 최대 IT업체로 성공시켰다.
안 의원은 또 "제가 처음 정치를 시작하며 약속했던 새로운 정치, 즉 국민의 삶을 중심에 두는 정치, 국민 삶의 문제를 최우선으로 해결하는 정치를 하겠다는 다짐을 한번 더 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향후 정치 세력화 계획에 대해서는 "우리 정치를 바꾸기 위한 모든 일을 할 생각"이라며 "어떤 방법으로 그 일을 할지에 대해서는 우선 국민 말씀을 듣겠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에 따라 오는 15일 부산, 오는 17일에는 광주를 방문해 지역 민심을 청취하고 향후 행보를 구상할 계획이다.
우선 15일 부산에서는 지역 기자단과 간담회 및 티타임, 방송 인터뷰에 응하는 데 이어 부산경제진흥원 창업지원센터 청년창업가 간담회, 지역 보육시설 방문 등 하루 동안 6개의 일정을 쉼없이 소화한다.
이어 17일 야권의 '텃밭'인 광주를 방문, 야권의 총선 승리를 위한 정치 세력화 등 정치 혁신 구상을 거듭 설명하고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 전 대표는 이후에도 전국 각지를 추가로 방문하며 정치 세력화를 위한 '바람몰이'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손학규 전 새정치연합 상임고문,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 등과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 대신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게 최우선"이라고만 말했다.
최근 정운찬 전 국무총리와의 회동을 두고는 "정치적 의미를 가진 모임은 아니었다"며 "공정성장론과 동반성장이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나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탈당 선언에 대해서도 "이야기 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내년 총선에서 서울 노원병에 출마할지 여부에 대해선 "어제 (탈당을) 발표하고 나서 처음 방문하는 곳이 저희 지역 어르신"이라며 "변경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날 오후 지역 호남향우회 송년회 행사에도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취재진이 몰려 행사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일정을 취소했다.
대산 안 의원은 오후 내내 서울 시내에서 정치권 안팎의 인사들을 만나면서 탈당 배경을 설명하고 조언을 청취하는 등 정국 구상을 가다듬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안철수, 애플 창업주 스티브 잡스에 자신 비유한 이유는?”
입력 2015-12-14 2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