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 패배 후 고향인 전북 순창에서 '칩거'해온 정동영 전 의원이 14일 처음으로 공개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자신이 고문으로 있는 연구소 '대륙으로 가는 길'의 송년회에서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총선 출마 문제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신당을 추진 중인 천정배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는 등 본격적인 정치활동 재개를 시사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탈당으로 야권의 '새판짜기'가 가시권안에 접어든 가운데 정 전 의원이 근거지인 전북을 기반으로 천정배 의원 등 신당세력과 손을 잡을 경우 야권 텃밭지형이 요동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 전 의원은 마포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서 "많은 국민이 제대로 된 정권교체를 바라고 있다. 그 일을 위해 국민이 나서야 할 때가 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저도 필요하다면 힘을 보탤 생각"이라고 말했다.
천 의원과의 연대 문제와 관련, "이대로 가서는 어렵겠다는 고민은 다 마찬가지이지 않겠느냐"며 "정권교체를 위해 고민 끝에 이러저러한 모색도 있고 결단도 있는 것 같은데, 이런 것들이 다 모아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잘 되길 바란다"며 '천 의원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곧 말씀 드리겠다"며 여운을 남겼다.
안 의원 탈당과 맞물려 제1야당이 분당위기에 처한데 대해선 "국민의 걱정이 많을 것 같다"며 "폐허에서도 꽃이 피듯, 캄캄한 상황 속에서도 희망이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총선 출마 여부나 출마지역을 묻는 질문에는 "그 이야기는 차차 하겠다"며 즉답을 피해갔다.
순창에서 씨감자 농사를 지어온 정 전 의원은 정치활동 재개 시기에 대해서도 "올해는 기왕 씨감자로 시작했으니 씨감자(농사)를 잘 마무리하고 차츰 얘기하겠다"고만 했다.
그는 내년 봄에 씨감자를 1차적으로 북한에 보낸 뒤 제3세계에도 보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안철수-천정배 연대설'에 대해선 "신문방송 안 본지가 6개월이 넘으니 감이 떨어져 금방금방 잘 모르겠다"며 "많이 들어보려고 한다"고 받아넘겼다.
정 전 의원은 앞서 행사 인사말에서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산다고, 선배님들과 동지들을 뵈니 엔도르핀이 솟는 것 같다"며 "폐허 속에서도 꽃이 피듯 어려울수록 희망은 가까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어려울수록 희망 가까이 있다” 정동영,정치재개 시사
입력 2015-12-14 18: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