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쁜 것도 예쁘다는 국립국어원… 찰지다 고프다 이크 역시 표준어

입력 2015-12-14 16:13
봄철 세수하는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사진=서영희 기자
겨울철 눈맞은 세종대왕상. 사진=강민석 기자
‘이쁜’ 것도 예쁜 것으로 인정받았다. 끈끈함을 말하는 ‘찰진’ 것도 차진 것과 마찬가지로 이제부터 표준어라고 했다. 마을 간 엄마가 보고 싶어 울던 아이는 내년부터 ‘마실’ 간 엄마가 ‘보고파’ 앙앙 울었다고 쓸 수 있다. 국립국어원이 ‘이쁘다’ ‘찰지다’ ‘~고프다’ ‘마실’을 표준어로 인정하기로 결정했다. 2016년 1월 1일부터 표준국어대사전에 수록될 예정이다.

국립국어원은 2015년 표준어 추가 결과를 14일 공식 발표했다. 인터넷 외계어의 범람 속에서 사람들 언어생활의 품격과 편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국어원은 매년 아주 조금씩 표준어를 추가해 왔다. 2011년엔 자장면 말고 ‘짜장면’을 오랜 시간 논의 끝에 표준어로 인정하는가 하면, 2014년에는 ‘딴지’마저 12개 항목과 함께 허용했다.

2015년 국립국어원은 ‘이쁘다’ ‘찰지다’ ‘~고프다’를 비롯해, 가오리연으로 써야했던 ‘꼬리연’, 의논이라고 고쳐야했던 ‘의론’, 잎사귀라고만 정답이라고 했던 ‘잎새’를 표준어로 추가했다. 놀랐을 때 내뱉는 ‘이크’도 허용됐다. 원래는 ‘이키’라고만 해야 했다. 택견을 수행하는 사람들은 잘 알고 있었다.

국어원은 이외에도 푸르다를 ‘푸르르다’로 할 수 있으며, 농담으로 듣지 ‘마’는 원래 되고, 농담으로 듣지 ‘말아’도 된다고 했다. 노라네, 동그라네, 조그마네라고 써야 했던 이른바 ‘ㅎ’ 불규칙 용언의 ‘네’ 결합 때 ‘ㅎ’ 탈락 현상은 안 탈락해도 괜찮다고 했다. 잎이 노랗네, 빵이 동그랗네, 몸집이 조그맣네로 써도 된다는 뜻이다. 2016년 초등학교 받아쓰기 예상문제 1순위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