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참정권 사우디 여성 투표율 82%…남성의 2배

입력 2015-12-14 08:44
BBC 방송

여성이 처음으로 참정권을 행사한 12일(현지시각) 제3회 사우디아라비아 지방의회 선거에서 여성 유권자의 투표율이 남성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극도로 보수적인 이슬람 율법을 강조해온 사우디에서 억압됐던 여성들이 바야흐로 해방되는 시발이 될 것이란 관측이 되고 있다. 특히 이번 첫 투표를 계기로 향후 여성들의 선거 참여와 민주주의에 대한 열기가 한층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사우디 지방선거관리위원회는 13일 이번 선거에 등록한 유권자 148만6477명 중 70만2542명이 투표에 참여, 47.3%의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투표율을 발표하면서 남녀를 구분하지는 않으나, 주데아 알카흐타니 선관위원장은 14일 트위터 계정에 여성의 투표율이 81.6%라는 글을 올렸다. 선관위의 전체 투표율 집계로 역산하면 남성 유권자의 투표율은 약 44%다.

하마드 사드 알오마르 선관위 대변인은 AP통신에 “여성의 투표율이 놀랍다”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 유권자로 등록한 여성은 13만637명으로 남성(135만5840명)의 10분의 1에 불과했지만, 처음 투표권을 행사하는 기회를 얻게 된 여성의 선거 참여가 뜨거웠던 셈이다.

여성 유권자의 선거 참여 열기는 고학력 여성이 많은 대도시뿐 아니라 낙후한 지방도 다르지 않았다.

사우디 국영 SPA의 보도에 따르면 남서부 산간지역인 바하주(州)의 여성 투표율은 82%로 남성의 배였고, 북서부 사막지대 타북주는 여성 80%, 남성 44%로 차이가 컸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