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학생들 '검찰실무' 시험 집단거부...다음달 변시도 파행 예상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재학생 1000여명이 법무부의 사법시험 폐지 유예 입장에 반발하며 검사 임용의 ‘첫 단추’ 격인 실무시험을 집단 거부했다. 다음달 초 예정인 변호사시험도 파행이 예상된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부터 전국 25개 로스쿨에서 치른 ‘검찰실무’ 과목 기말고사에 로스쿨 2·3학년 수강생 1025명 중 10명만이 응시했다. 검찰실무는 법무부에서 각 로스쿨에 파견한 검사가 한 학기 동안 가르친 뒤 전 학교에서 같은 시간에 동일한 문제로 기말고사를 보는 과목이다. 졸업 후 검사가 되려면 반드시 들어야 한다. 시험 거부는 곧 검사 임용을 거부한 셈이다.

로스쿨 학생협의회(법학협) 관계자는 “모든 학생이 듣는 과목은 아니지만 (졸업 후보는) 변호사시험과 내용이 겹쳐 상당수가 수강한다”며 “그럼에도 보이콧을 한 것은 법무부에 우리의 강경한 입장을 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 측은 “검찰실무 시험은 법무부 주관이 아니고 로스쿨 학사일정 중 하나”라며 “검사 지망생들이 보지만 검사 임용에 반드시 반영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로스쿨 재학생들의 이런 집단행동은 법무부가 사시를 2021년까지 4년간 더 존속시키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법학협 측은 학사 일정과 변호사시험 응시를 거부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전국 단위의 검찰실무 시험을 로스쿨생들이 집단으로 거부하면서 변호사시험 역시 파행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커졌다. 다음달 4∼8일 변호사시험은 오는 23일부터 출제위원들이 합숙에 들어가 출제를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로스쿨 교수들의 ‘출제 거부’ 선언 이후 시행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앞서 사법연수원 교수가 주관하는 로스쿨 ‘형사재판 실무’ 시험은 지난 5일 시행 예정에서 잠정 연기된 바 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