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한열 열사의 학창시절 성적표와 사진, 학생운동 시절 만든 유인물 등이 이한열기념사업회에 전달됐다. 이한열기념사업회는 1987년 6월 항쟁 당시 월간지 기자였던 윤재걸(68)씨가 28년 전에 이 열사의 집에서 가져간 유품을 기념사업회에 전달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열사의 중학교 2학년 성적표에는 모든 과목이 최고 성적인 ‘수’로 기록돼있다. 초등학교 2학년 성적표에서 담임교사는 이 열사를 ‘항상 똑똑하게 발표하며 사고력과 판단력이 좋다’고 평가했다.
윤씨는 1987년 6월 항쟁 당시 이 열사에 관한 기사를 쓰기 위해 이 열사 친가에서 가족의 허락을 받고 이 자료들을 갖고 나왔다고 했다. 윤씨는 “돌려줄 방법이 없어 28년 동안 이 자료를 갖고 다녔다”며 “그동안 부채의식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김학민 이한열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만나 자료들을 건넸다. 윤씨는 “당시 자료를 가져간 기자들이 이번 기회에 돌려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기념사업회는 윤씨에게 받은 자료를 보존처리해 내년 6월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관에서 전시할 예정이다. 기념사업회 관계자는 “오랫동안 간직하고 계시다 돌려준 것에 감사하다”며 “6월 항쟁 관련 유품이나 당시 유인물 등을 갖고 계신 분들이 되돌려주면 잘 보존해 전시하겠다”고 말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기자가 가져갔던 이한열의 성적표, 다시 돌아오다
입력 2015-12-13 2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