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어차피 혁신이란 게 문재인, 안철수가 힘을 합쳐도 힘든 겁니다”라며 “제대로 하려면 비주류 기득권의 타파와 친노 진영의 자기혁신을 동시에 해야 하는데, 그게 어디 쉽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핑계 없는 무덤 없다고 불이익 당하는 이들은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테고”라고 했다.
진 교수는 “아무리 공정하게 한들 불만이 없을 수는 없겠죠”라며 “끈적끈적한 물질적 이권이 걸려 있기에 불만을 가진 이들은 조용히 사라지기를 거부하고 자기들끼리 뭉쳐 판을 흔들려 할 테고”라고 진단했다.
그는 “게다가 그 소란을 지역감정과 결합시키면 대책이 없어집니다”라며 “불행하게도 우리 사회에는 출신 지역에서 제 정체성을 찾는 이들이 너무 많거든요. 혈통이나 지연과 같은 것은 이성적 고려를 초월해 곧바로 원초적 감정으로 연결되니까요”라고 했다.
진 교수는 “바로 그 때문에 정치인들이 즐겨 활용하는 거겠죠. 새누리당이 손쉽게 집권을 하는 것도 그 원초적 본능 덕분이고, 새정연의 일부 정치인들이 수틀리면 정치 2모작을 할 수 있는 것도 그 감정 덕분이고... 그러니 쉽게 포기할 리 없죠”라고 평가했다.
그는 “총선 승리 운운하는데, 비주류가 말하는 총선 승리란 자기들의 당선을 의미합니다. 기득권에 집착하느라 당의 리더십까지 붕괴시켜 놓고 뭔 승리? 아무튼 대표 중심으로 그럭저럭 수습해서 새누리당 개헌선이나 저지하면 다행이죠”라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순수 당리당략의 관점에서 보면 비주류가 문재인을 내치면 정의당은 좋지요. 문재인 지지자들의 입당 러시가 일어날 테니. 아마 폭발적일 겁니다. 하지만 그건 우리도 바라지 않아요. 정당 선택은 홧김에 하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문재인한테 자리 얻어먹을 일도 없고, 당 차원에서 문재인 옹호해 이득 볼 일도 없어요. 그냥 제3자가 보기에도 비주류의 행태가 말이 안 되기 때문에 한 마디 거드는 거죠”라고 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진중권 “끈적끈적한 물질적 이권 걸려 있기에 혁신 쉽지 않다”
입력 2015-12-13 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