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봉악단, 中 공연 취소 배경은?…中 "업무 소통 문제"

입력 2015-12-12 17:55 수정 2015-12-13 00:18
유튜브 영상 캡처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만든 ‘북한판 걸 그룹’ 모란봉악단이 12일 베이징(北京) 국가대극원 공연을 수 시간 앞두고 돌연 공연을 취소하고 평양으로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낮에 베이징 서우두(首都) 국제공항에서 모란봉악단과 지재룡 주중 북한 대사가 시민들에 목격됐다. 단원들의 복장은 베이징에 도착할 때처럼 군복 차림이었다. 일본 교도통신 역시 이날 베이징발로 모란봉악단이 베이징에서 공연할 예정이었으나, 갑자기 항공편을 이용해 북한으로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모란봉악단 단원들은 이날 낮 12시10분쯤 숙소인 민쭈(民族)호텔에서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와 함께 나오는 장면이 취재진에 목격됐다. 이들은 당초 공연장인 국가대극원으로 향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으로 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공연을 하려던 국가대극원에서는 북한 공훈국가합창단 등 모란봉악단과 함께 공연하기로 했던 단원들은 악기와 장비를 철수시켰고 이날 전체 공연 자체가 취소됐다. 모란봉악단은 당초 이날부터 사흘간 공훈국가합창단과 함께 중국의 당정 지도부와 북한 간부 등 2000여 명을 초청한 가운데 첫 베이징 공연에 나설 예정이었다.

공연의 갑작스런 취소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존엄 훼손과 관련된 것이거나 공연 내용과 대상 등을 놓고 북한과 중국 간 사전 조율이 실패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와 관련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정부가 공작(업무) 측면에서 서로 간의 소통 연결에 원인이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또 "중국은 중조(중북) 문화교류를 중시하며 조선과 마찬가지로 계속해서 양국의 문화 등 각 영역의 교류와 협력을 발전시켜나가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이번 모란봉악단의 공연 취소가 북중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해석을 사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모란봉악단은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시로 2012년 결성된 북한의 여성 10인조 밴드다. 미니스커트 등 파격적인 의상으로 주목을 받으며 북한판 걸그룹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